[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개딸들의 아빠는 잊어도 좋다!"
'국민 아빠' 성동일이 데뷔 이래 첫 공포, 오컬트 영화에 도전,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 영화 '변신'(김홍선 감독, 다나크리에이티브 제작).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변신'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강구(성동일)의 동생이자 구마사제 중수 역의 배성우, 구청을 다니는 평범한 공무원이었지만 이사 온 날부터 집에서 기이한 일을 겪는 아빠 강구 역의 성동일, 강구의 아내이자 세 아이의 엄마 명주 역의 장영남, 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하는 첫째 선우 역의 김혜준, 가족을 극진히 아끼는 둘째 현주 역의 조이현, 그리고 김홍선 감독이 참석했다.
지금껏 한국 공포 영화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신선한 스토리로 올여름 극장가를 가장 뜨겁게 달굴 공포 기대작 '변신'. 기존의 공포 영화들이 악마에 빙의되거나, 악령 또는 혼령이 갑자기 등장해 관객을 놀라게 하는 방식이었다면 '변신'은 악마가 스스로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 사람들을 교란시키는 반전 스토리로 차별화를 뒀다.
진짜 악마의 존재를 계속해서 변주한 '변신'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손에 진땀을 쥐게 만든다.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변신'은 올해 가장 섬뜩한 공포 영화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공포·스릴러 장르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드러낸 김홍선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이 만나 공포 영화의 신기원을 여는데 성공한 '변신'. 극한 공포의 세계로 몰아넣은 '변신'은 늦더위를 잊게할 여름 극장가 신흥강자로 등극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변신'의 하드캐리는 성동일로, 영화의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극 중 구청을 다니는 평범한 공무원이자 가장인 강구를 연기한 그는 이사 온 날부터 집에서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에 가족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여 시선을 강탈한다. 그동안 성동일은 tvN 인기 시리즈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에서 정은지, 고아라, 혜리에게 남다른 부녀(父女)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며 일명 '개딸들의 아버지'로 불린바, 이번 작품에서는 특유의 코믹한 연기를 버린 극강의 부성애로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이날 성동일은 "'변신'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보다 영화가 더 잘 나온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행복하다"며 "우리 영화는 철저히 한국적인 오컬트 영화다. 성동일 그 자체로 연기하려고 했다. 역할 자체가 긴장감을 많이 갖는 캐릭터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배우들 모두 CG를 자제하고 특수분장으로 연기했다. 후배 배우들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힘들어 했다. 정말 다들 고생해 만든 작품이다. 이런 배우들의 노력이 있어서 영화가 잘나온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첫 공포, 오컬트 장르에 도전한 것에 대해 "사실 나는 남을 괴롭히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이 작품에서 우리 가족들이 가장 싫어하는 눈빛과 말투를 쓰면되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김홍선 감독은 지적질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은 서로 소통하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우리 집사람과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눈빛과 말투를 쓰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응답하라' 시리즈로 3명이 있고 이번 작품으로 두 명의 딸을 더 얻었다. 개딸들의 아버지다. 우리 개딸들 중 가장 고생했던 배우가 '변신'의 딸들인 것 같다. 분장하는데 본드를 붙여 특수분장을 했다. 정말 고생 많이 했다"고 애정을 전했다.
'변신' 촬영 중 귀신 목격담에 대해 성동일은 "영화 속 배경으로 나온 집 주변에 교회와 절이 있었다. 우리가 대사를 치던 중 염불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처음 고백하지만 너무 추워서 시체이 있는 벌레가 얼어죽은 사건도 있었다. 그때부터 영화의 대박을 예감했다"고 밝혀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김홍선 감독은 "촬영 중 특수분장 감독이 숙소 근처인 양수리 근처에서 귀신을 봤다고 하더라. 창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귀신을 봤다. 주로 옷장에서 귀신이 많이 나온다고 하던데 옷장에서는 다들 못 본 것 같다"고 농을 던졌다.
그동안 오컬트 장르에서 남다른 사제복으로 화제를 모은 강동원, 김남길, 박서준과 비교에 대해 배성우는 "사제복은 양복점에서 맞췄는데 그래서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머쓱한 웃을을 지었다. 이에 성동일은 "배성우의 사제복은 종교적인 의미보다 작업복처럼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변신'은 배성우, 성동일, 장영남, 김혜준, 조이현 등이 가세했고 '공모자들' '기술자들' '반드시 잡는다'의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