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연예인이 심한 코골이로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장면이 예능 프로그램에 방송되면서 수면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코를 골며 잘 자더라'라는 것이 숙면이라고 생각되던 과거와 달리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이를 치료하고자 외래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
성인 10명 가운데 3~4명 꼴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인 코골이의 원인과 치료법 등을 이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배정호 교수의 도움으로 정리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코골이의 원인은?
코골이는 숨쉬는 길인 기도가 좁아지고 수면 중 호흡 기류가 좁아진 기도를 통과하면서 생긴 기압 차로 인해 이완된 연구개와 구개수, 주위 구조물들이 진동해 생기는 호흡 잡음을 뜻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목젖의 진동에 의해 발생하는 코골이는 심한 경우 70~80dB로 측정됐는데 이는 지하철의 소음 수준과 비슷하다. 이러한 코골이는 타인의 수면을 방해해 부부나 단체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코골이의 원인인 기도가 좁아지는 이유에 대해 배 교수는 "혀의 근육 및 인두 부위의 점막이나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늘어지는 경우나 구개편도 또는 아데노이드가 큰 경우, 목젖이 지나치게 크고 늘어져 있는 경우, 코의 구조적 문제로 코막힘이 있는 경우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만인 경우 코골이 발생 빈도가 3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엔 단순 코골이 환자에게서 심장질환 등의 빈도가 증가되는 것이 보고돼 코골이 자체도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의 차이는?
코골이는 수면 관련 호흡 장애의 초기 단계로서 코를 고는 동안 호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좀 더 진행되면 코를 골다가 호흡을 멈춰 한참 만에 숨을 몰아 쉬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이처럼 구강과 비강을 통한 호흡 기류가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 기류가 정지하는 것을 무호흡이라고 정의한다.
국내외 연구들을 보면 남성의 약 4%, 여성의 약 2%에서 수면무호흡이 나타나며 주로 남성은 중년 이후, 여성은 폐경기 이후에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호흡은 호흡중추에 의한 호흡 운동 노력이 동반되는 경우 폐쇄성, 동반되지 않는 경우 중추성, 초기에 동반되지 않다가 나타나는 경우를 혼합성으로 분류하는데, 전체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90% 이상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라고 알려져 있다.
▶수면무호흡 의심 증상은?
가장 흔한 증상은 코골이이며 무호흡,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소아는 야뇨, 성인은 야간 빈뇨, 식도역류, 과다 발한, 심한 잠꼬대, 몽유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산소 포화도가 저하되면 상체를 일으켜 반쯤 앉은 자세를 취하며 호흡을 하려다 갑자기 쓰러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소아는 입으로 숨을 쉬는데 목 안에 무엇인가 막혀 가까스로 숨을 쉬는 모습을 보인다. 호흡이 힘들어 가슴을 헐떡이며 땀을 많이 흘리기도 한다. 똑바로 누우면 숨쉬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숨을 쉬기 위해 몸을 자주 뒤척이고 온 방 안을 돌아다니며 자게 된다.
주간에는 피로감, 주간 졸림증, 성격 변화(공격적 성격, 자극 과민성, 불안감, 우울 반응 등), 성 충동 감소, 발기부전, 이산화탄소 축적으로 인한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는 학습 부진이나 발달 지연, 그리고 입으로 숨을 쉬게 되어 말처럼 얼굴이 길어지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수면무호흡의 진단은?
중년 이후의 수면무호흡증은 혈관 수축으로 급성 고혈압이나, 부정맥, 좌심실부전, 폐 질환(폐성 고혈압, 폐 성심, 호흡부전) 등의 심폐기계 질환들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할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 심장 정지에 의한 급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의 진단은 우선 기본적인 병력 청취를 통해 본인이나 배우자, 또는 가족들을 통해 증상을 듣고 파악할 수 있다. 주간에 얼마나 졸리는지에 대한 문진을 통해서도 코골이나 무호흡의 심한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신체검진으로 체중이나 체질량 지수(BMI)를 측정하거나 외양 특히 얼굴과 목의 모양을 관찰하고 비강, 구강, 인두, 후두의 검진을 병행하기도 한다.
또한 정확한 수면의 평가를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을 통해 진단하게 되며, 약물 유도 수면내시경검사(DISE)를 통해 무호흡을 일으키는 기도 폐쇄 부위를 확인할 수도 있다.
▶수면무호흡의 치료법은?
코골이와 무호흡의 비수술적인 치료법은 환자의 과거력에서 수술이 위험한 경우나 환자의 체형상 수술을 해도 수술 성적이 불량할 것으로 예견되는 경우에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치료법으로 체중 감량, 수면 자세 조정 등의 위험 인자 제거, 약물 치료 그리고 지속성 기도양압기(CPAP), 구강내장치 등이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의 수술적 치료법의 기본적인 원칙은 비강, 인후부의 진찰 소견에서 발견된 기도 폐쇄 부위를 모두 넓혀주는 것이다. 현재까지 다양한 술식들이 기도 폐쇄 원인에 따라 적용되고 있는데 비강 수술, 인두부 수술, 기도의 재건을 목적으로 하는 악안면 수술, 설하신경 자극술, 기관절개술 등이 시행된다.
배 교수는 "코콜이는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 그러나 선별 과정이 중요하다. 코골이는 그 자체로도 치료 대상이 되지만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될 때가 흔하다. 따라서 신체검진, 이비인후과 내시경 검사 및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