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초점] '놀면 뭐하니'→'같이 펀딩'..MBC 주말 책임질 김태호 PD의 무거운 어깨(종합)

by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무한도전'으로 MBC의 예능 부흥기를 이끌었던 김태호 PD가 두 개의 주말 프로그램을 나란히 선보이게 됐다. 먼저 시작한 토요 예능 '놀면 뭐하니'에 이어 이번 주말부터는 '같이 펀딩'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김태호 PD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언론에 새 프로그램인 '같이 펀딩'을 소개했다. 자리에는 함께 연출을 하고 있는 현정완 PD와 MC인 유희열,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의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유준상과 노홍철이 함께했다. 유인나는 자리에 함께하지 않았다.

김태호 PD는 '같이 펀딩'에 대해 설명하며 "크라우드 펀딩에서 이름이 왔듯 작은 아이디어들이 모여서 큰 가치가 있는, 현실화되는 과정을 다루려고 했다. 이름 때문에 어려운 것 아니냐고 겁내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름은 이름이고 내용은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다. 시청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같이 펀딩'은 말 그대로 크라우드 펀딩에서 따온 제목으로, 혼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함께 확인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같이' 실현하는 프로그램이다. 펀딩 참여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네이버 해피빈 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1차 라인업으로는 유준상과 노홍철, 유인나가 이름을 올렸다. 유준상은 태극기의 국기함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5월부터 준비했고, 노홍철은 개인적으로도 진행해왔던 '소모임 특별전' 프로젝트를 '같이 펀딩'과 함께하게 됐다. 유인나는 예쁜 목소리를 무기로 오디오북에 도전하게 됐다. 각 프로젝트들은 콘셉트에 따라 장단기적 계획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유준상이 제안한 국기함 프로젝트의 경우 지난 5월부터 회의를 시작해 여전히 진행 중이며, 노홍철은 단발성 '특별전'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확장성도 분명히 있다. 작은 소모임과 고민상담을 시작으로, 여행으로 이야기를 점차 확대해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유인나가 만드는 오디오북은 시청자들의 만족도가 채워질 때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것도 읽어주면 좋겠다'는 책들을 중심으로 오디오북을 만들며, 다른 목소리의 주인공들도 오디오북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것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이들 외에도 김태호 PD는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라디오국과 함께 회의 중"이라고 밝혔다.

가치있는 일을 수행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교양 프로그램처럼 보일 수 있는 소지도 다분했다. 일요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예능적인 요소도 중요했던 상황. 첫 회에 등장할 예정인 유준상의 국기함 프로젝트는 그의 높은 열정과는 달리 '노잼'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프로그램인 것. 그러나 김태호 PD는 재미와 의미를 모두 챙길 것을 자신했다. 김 PD는 "결국 이걸 다 아우르는 세트장 분위기가 좋아서, 직접적으로 펀딩 참여하는 분들만 모이는 첫 회를 녹화했는데 생각보다 뒷 이야기들이 좋았다. 충분히 재미가 있겠다 싶었고 재미에 대한 걱정은 덜었다"고 귀띔했다.

'놀면 뭐하니'에 대한 냉혹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새로운 프로그Žc을 선보이게 돼 부담감이 있을 법 하지만, 김태호 PD는 호불호가 갈리는 '놀면 뭐하니'에 대해서도 '과도기'이자 '발단기'라고 표현했다. 프로그램 초기 단계인 만큼 시행착오들을 거쳐 또다른 재미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김 PD는 "'놀면 뭐하니'는 시작은 유튜브 형태였지만, 이번주와 다음주는 제작진의 개입도 시작하고 아이템도 정리된 모습과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될거다. 함께하는 PD들과 유재석 씨도 아이디어가 많아서, 하나씩 주거니 받거니, 생각들을 순서대로 진행하다가 집합점이 생길 거라는 관점으로 시작했던 거라 자리를 잡을 거다. '무한도전' 자리에 들어갔던 거라 부담을 지울 수 없었고, 예능에 있어서의 프론티어 정신으로 들어왔던 거라 저희는 만족을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시청자들이 접해본 적 없던 유튜브식의 예능의 '선구자' 입장으로 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6회 이후부터 반응에 대한 피드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리 밝혔던 만큼, 이번 주 이후 방송분부터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자리에 함께한 유희열은 김태호 PD의 두 예능, '놀면 뭐하니'와 '같이 펀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놀면 뭐하니'는 김태호 PD의 독립영화 같은 작은 느낌이라면, '같이 펀딩'은 블록버스터 일요일 대작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을 박보검에 비유해 장내를 웃음으로 물들인 그는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예능"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MBC는 지난해 '무한도전'의 폐지 후 무한 부진의 늪에 빠졌던 바 있다.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론칭되고 폐지되는 과정을 거쳤고, 제작비 사정도 점점 나빠져 급기야 상반기에만 536억원의 적자를 냈고, 이에 따라 긴축재정이 시작됐다. 조직 축소, 해외 지사 효율화, 파견 대상 및 업무추진비 축소, 일반 경비 긴축, 프로그램 탄력적인 편성과 제작비 효율화 등을 시행하며 위기 탈피에 나섰다. 이 상황에서 총대를 맨 김태호 PD의 어깨는 무겁지만,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은 더 즐거워질 전망. '무한도전'으로 히트를 쳤던 김태호 PD가 MBC의 예능을 살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