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불펜진이 무너졌다. '슈퍼 에이스' 양현종(31·KIA 타이거즈)의 14승이 날아갔다. 다만 팬들은 아쉬움보다 안도가 더 크다.
양현종은 지난 2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이닝 동안 5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발생한다. 이날 양현종은 89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 투구수만 놓고보면 충분히 9회에도 올라 키움 타선을 무실점으로 잠재우고 완봉승을 챙길 수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양현종은 8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양현종! 양현종!"을 외친 KIA 관중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한 뒤 9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양현종이 원했다. 통상 KIA 코칭스태프는 양현종의 강판 시점을 선수 본인에게 맡긴다. 코칭스태프에서 매 이닝이 끝난 뒤 투구수에 따른 양현종의 피로도를 체크한다. 이날 양현종은 8회 마운드에 오르기 전 서재응 투수 코치와 8회까지만 던지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 그래서 8회 1사 이후 장영석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후속 임병욱과 이지영에게 147~148km의 빠른 공을 던져 각각 삼진과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사실 약속을 마친 양현종이 9회에 오를 이유는 없었다. 팀이 5-0으로 앞서있고 충분히 필승조가 막아낼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로 5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무승부를 거둔 건 굉장히 아쉽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양현종은 관리를 받은 셈이 됐다. KIA 팬은 코칭스태프에 고마움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양현종에 대한 가치와 존재가 크다는 의미다. 2010년부터 KIA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양현종은 항상 이렇게 코칭스태프의 관리를 받아왔다. 올 시즌 초반 '혹사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양현종은 당당하게 "아니다"라고 말하며 혹사 논란을 잠재웠다. 공에 맞아 가벼운 부상이 있었음에도 더 던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건 오히려 양현종이었다. 자신의 몸과 컨디션을 잘 체크해주는 체력 파트와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크다.
양현종은 특급관리로 남은 5차례 선발등판에서 더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고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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