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제2의 하재훈 신화를 만들까.
SK 와이번스는 지난해 열렸던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하재훈을 뽑았다. 당시 그의 포지션은 외야수였다. 포수로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성공하지 못하면서 투수, 외야수로 전향을 했던 하재훈은 드래프트에 외야수로 신청을 했었다. 하지만 SK는 그의 강한 어깨에 주목해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첫해에 대박이 났다. 하재훈은 26일까지 31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6일 열린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SK는 1라운드에서 경남고의 전의산을 지명했다. 그런데 프로필에 포수로 나와있는 전의산을 SK는 내야수라고 부르며 지명했다. 즉 전의산을 포수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SK는 한동민과 같은 좌타 거포로 키울 심산이다. 프로에서 포수로 성공할 수 있는 수비력까지 갖추지는 못해 장점인 장타력을 살리기 위해서 내야수 전향을 생각했다. 전의산은 올해 고교리그에서 타율 4할3푼3리(67타수 29안타), 5홈런을 기록했다.
전의산은 SK에 온 것을 기뻐하며 내야수로서의 변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길지 않은 야구 인생이지만 변화가 많았기에 다가올 변화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전의산은 초등학교 2학년까지 축구를 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3학년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5학년 때 유급을 했다고. 그러면서 오른손 타자에서 왼손 타자로 바꿨다. 처음부터 포수는 아니었다. 원래 포지션은 유격수. 중학교 3학년 때 포수 권유를 받았고, 경남고에서 포수로 전향해 뛰었다. 내야수 전향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듯.
전의산은 "한동민 선배님이 모교 선배님이시고 저의 롤모델이라 SK 경기를 자주 봤다"면서 "제2의 한동민이라 불리는 것도 영광이다. 팀에서 내야수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싸워보고 싶은 투수를 꼽으라고 하니 롯데 자이언츠의 서준원이라고 했다. 경남고에서 함께 야구를 했었다. "청백전을 할 때 잘 못쳤다. 하지만 이제 만나면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K는 그의 강한 어깨를 고려해 3루수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최 정이 있는 자리. 최 정은 FA로 6년을 계약했다. 앞으로 5년간 더 활약할 수 있다. 전의산에겐 큰 산이 아닐 수 없다. 전의산은 "포지션 경쟁에서 하나하나 뜯어고치면서 좋은 선수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