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마치 언제 꺼질지 모르는 '바람 앞 등불' 같다. NC 다이노스의 마무리 원종현(32)은 불안하다.
원종현은 지난 29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팀의 4대3 신승을 지켜냈지만 4-2로 앞선 9회 초 등판해 1실점했다. 선두 최형우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후속 유민상의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위기 상황은 계속됐다. 1사 1루 상황에서 연속 대타 작전을 버텨내야 했다. 다행히 최원준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그러나 안치홍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면서 2사 1, 2루 상황에 몰렸다. 원종현은 후속 박찬호의 허점을 노렸다. 계속해서 바깥쪽 낮은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결국 삼진으로 승리를 지켜내긴 했다.
하지만 원종현은 8월에만 벌써 세 차례나 실점했다. 이번 시즌 블론세이브 1위(9회). 특히 지난 9일 창원 LG 트윈스전에선 2-2로 팽팽히 맞선 10회 초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한 개밖에 잡지 못하고 3안타 1볼넷 3실점하고 말았다. 결국 NC는 패하고 말았다. 지난 18일 창원 SK 와이번스전에서도 7-3으로 앞선 9회 초 등판해 삼진으로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다이내믹한 모습을 연출하긴 했지만 2안타를 허용해 1실점했다.
하지만 원종현에 대한 이동욱 NC 감독의 믿음은 굳건하다. 이 감독은 30일 창원 KIA전을 앞두고 "마무리는 가장 힘든 직업이다. 그것을 종현이가 하고 있다. 그래도 마지막에 나와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 전날도 1실점했지만 1점차를 막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믿어야 한다. 선수를 믿고 활용하는 것과 믿지 못하고 기용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 뿐만 아니라 종현이가 그 동안 해줬기 때문에 현재 KT와 5강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록이 분명하게 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원종현이 흔들릴 때만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간다. 지난 29일 KIA전에서도 그랬다. 손민환 투수 코치 대신 마운드를 찾았다. 이 감독은 "호흡을 다시 시키려고 올라갔다. 아마 실점해서 분노하는 감정과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공존했을 것이다. 그걸 안정시키려고 올라갔다"고 전했다. 창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