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
일본 야구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사사키 로키가 한-일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불과 1이닝 만에 교체됐다. 사사키는 6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한국과의 WBSC 청소년(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2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1회말 4타자를 상대로 1볼넷 1탈삼진을 기록한 뒤 물러났다. 총 투구수는 19개. 나가타 유지 일본 대표팀 감독은 2회부터 이날 5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시킨 니시 준야를 마운드에 올렸다.
사사키는 일본 고교 야구 전국 대회 예선에서 163㎞ 강속구로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투수. 당시 현내 예선 결승전에서 소속팀 감독이 선수 보호를 위해 등판시키지 않은 부분을 두고 논란이 일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사키는 지난달 26일 대학 대표팀과의 평가전에 나섰다가 오른쪽 중지에 물집이 잡히면서 예선 라운드 내내 휴식을 취했다. 이번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방한한 100여명의 일본 취재진은 사사키의 등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사사키는 캐나다전 뒤 일본 스포츠지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에 따라 등판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불펜에서) 대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전 등판 가능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사키는 부상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1회말 선두 타자 이주형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면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김지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첫 출루를 허용했다. 박주홍 타석에서도 초반 3구가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등 제구에 문제를 드러냈다. 박주홍을 좌익수 뜬공 처리한 사사키는 2사 2루에서 장재영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잡은 뒤 물러났다. 직구 최고 구속은 고교 예선 당시에 못 미치는 153㎞. 그러나 150㎞를 넘나드는 직구의 위력은 과소평가할 수준은 아니었다.
나가타 감독은 2회말 수비를 시작하며 니시를 마운드에 올리며 심판에게 사사키의 투구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사사키가 한국전에 나서더라도 부상 여파 탓에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겐 사사키의 투구를 지켜본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날이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