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양준혁(50)이 뜻하지 않은 '미투' 논란 진화에 나섰다.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18일 여성 A씨는 자신의 SNS에 "양준혁. 방송에서 보는 모습. 팬서비스 하는 모습. 어수룩해 보이는 이미지의 이면, 숨겨진 저 사람의 본성"이라는 글과 함께 양준혁으로 보이는 남성의 자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A씨는 "첫 만남에 구강성교 강요부터 당신이 몇년전 임XX 선수랑 다를 게 없잖아"라며 "뭐를 잘못한 건지 감이 안 오신다면서요. 계속 업데이트 해드릴게 잘 봐요"라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하지만 A씨는 이내 해당 계정을 삭제했다.
최근 야구계는 성 스캔들 논란에 예민한 분위기다. 게다가 비록 은퇴 선수긴 하지만, 양준혁은 1993년 데뷔해 20년간 슈퍼스타로 활약했다. 그러면서도 스캔들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이미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경험이 있고, 지금도 JTBC '뭉쳐야찬다' 멤버이자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중인 현역 방송인이기도 하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박한이와 오승환에게 반려자를 소개해주는가 하면 유이, 설리, 한효주 등 유명 여자 연예인들과도 교류하는 등 마당발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해당 글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양준혁이란 이름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했다. 이에 양준혁은 자신의 SNS에 사생활 폭로 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인터넷상으로 저의 잠자는 사진과 글이 게재되면서 여러 시민들로 하여금 굉장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내용으로 포장되어 퍼지고 있다"며 해당 사진 속 남성이 자신임을 인정했다. 이어 "변호사를 통해 법적인 절차로 해결을 하려고 한다"면서 "유명인, 남자라는 이유로 공격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양준혁은 "늦은 나이에 좋은 만남을 가지려 했고, 애초의 느낌과 다르게 만날수록 서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멀어졌다"면서 "순수하게 사람과 사람, 이성의 만남이라는 것을 넘어 어떤 다른 생각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번 사진과 글은 '미투'라는 프레임 속에 저를 가두고 굉장히 악한 남자의 그것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사실이 아니다. 악의적 감정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글"이라고 단언했다.
양준혁은 "제 발자취에 대한 모욕이며, 제 미래에 대한 어둠을 반드시 제거하겠다. 오히려 미투 운동의 본질을 폄훼하는 것"이라며 "물의를 일으킨 점 팬 여러분께 송구하다. 신뢰를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정면돌파하겠다"며 강력 대응 의사를 거듭 밝혔다.
한국 사회는 '미투' 운동의 광기가 휩쓸던 과거보다 훨씬 성숙한 분위기다. 여기에 양준혁의 논리적인 글과 기민한 대처는 꼬리를 물던 논란을 일거에 진화하는 효과를 냈다. 양준혁이 '누명'으로 규정한 자신에 대한 소문을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양준혁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십니까. 양준혁입니다. 현재 인터넷상으로 저의 잠자는 사진과 글이 게재되면서 여러 시민들로 하여금 굉장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내용으로 포장되어 퍼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번 유포사항과 관련 하여 변호사를 통하여 법적인 절차로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남자라는 이유로 공격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유명인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늦은 나이이기에 좋은 만남을 가지려 하였고, 그러한 과정에서 상대방을 만났으나 애초의 느낌과 다르게 만날수록 서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은 이 땅 위에 사는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벌어질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순수하게 사람과 사람, 이성의 만남이라는 것을 넘어 어떤 다른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입니다. 더욱이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사진과 글을 보면 그러한 생각은 더 확고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유포된 사진과 글은 '미투'라는 프레임 속에 저를 가두고 굉장히 악한 남자의 그것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입니다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그와 저 사이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자연스러운 만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별을 택한 것인데 이 과정에서 악의적인 감정을 품고 진실을 호도하는 글을 올린 상대방은 도대체 무엇을 택하려 하는 것인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유명인이라는 그래서 제약되는 행동의 굴레가 있습니다만 그러나 이렇게 악의적인 허위의 글을 올리는 것을 참을 수는 없습니다, 제 발자취에 대한 모욕이며, 제 미래에 대한 어둠이 되어버린 이번 사건을 저는 반드시 제거하려고 합니다. 한번 퍼진 사진과 내용은 평생 저를 따라 다닐 것이며 이는 저의 부모님과 동료를 비롯하여 미래의 동반자와 자식들이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 유포사건이 매우 악의적이며 정당한 이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파렴치의 그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미투 운동을 빌려서 하는 상대방의 이런 짓은 오히려 미투 운동의 본질을 폄훼하는 것으로 오도될 수도 있기에 이런 의미에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이번 유포사건을 바로 잡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응원해 주시고 아껴 주셨던 팬 여러분들께 물의를 일으킨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끝까지 지켜보아 주시고 저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정면 돌파 하겠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