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배우 윤정희가 알츠하이머를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10일 윤정희의 남편이자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고백했다.
이날 백건우는 "윤정희에게 10년 전 시작된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각해졌고, 딸의 옆집으로 옮겨 간호를 받고 있다"면서 "안쓰럽고 안된 그 사람을 위해 가장 편한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증상은 10년 전 즈음에 시작됐다. 두 사람은 결혼 후부터 단둘이서 살고 모든 것을 해결해왔다. 백건우는 "사람들은 나보러 혼자 간호할 수 없을 거라고 했지만 그래도 내가 제일 잘 아니까 할 수 있는 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최근 윤정희의 상태가 심각해졌다고. 100번은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요리하는 법도 잊어서 재료를 막 섞어놓고 딸을 알아보지 못 하는 등 상태가 심해졌다.
그동안 백건우의 공연 일정을 함께 소화하던 윤정희였지만, 시차와 환경이 바뀌는 게 가장 안 좋다는 조언에 현재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딸의 집에서 함께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에 두 사람은 한국에 들어와 머물 곳을 찾아봤지만, 머물 곳을 찾기 쉽지 않았다. 백건우는 "그때 고맙게도 진희가 돌봐줄 수 있겠다 해서 옆집에 모든 것을 가져다 놓고 평안히 지낸다. 지금은 잘 있다"고 밝혔다.
딸 백진희 씨는 "나를 못 알아볼 때가 정말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엄마가 머무는 곳에 엄마가 익숙한 사진과 십자가, 옛날 잡지 같은 것을 가져다 놨다. 5월부터 요양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제 많이 편해지셨다"고 현재 윤정희의 상태에 대해 전했다.
특히 백건우와 윤정희 씨가 건강 상태를 공개하는 이유는 한 평생 영화배우로 살아온 윤정희를 위해서였다. 백진희 씨는 "엄마는 요즘도 '오늘 촬영 몇시야'라고 물을 정도로 배우로 오래 살았던 사람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사람이다"면서 "이 병을 알리면서 엄마가 그 사랑을 다시 확인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엄마에게 사랑의 편지를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정희는 1960년과 1970년대 한국영화계를 풍미한 배우다. 남정임, 문희와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다.
데뷔 이후 무려 33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고, 29번의 여우주연상 수상, 여배우 최초 국제영화 심사위원, 최초 해외영화제 공로상 수상 등 세기의 배우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윤정희의 지난 2010년에는 영화 '시'(감독 이창동)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로 기억을 잃는 미자 역할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증상은 '시' 촬영 즈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건우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 배우로서 자존심 때문에 출연했는데 긴 대사는 써놓고 읽으며 하고 그랬다"며 "그 뒤에도 하나 더 영화를 하고 싶어서 시나리오도 같이 보고 구상도 했는데 잘 안되더라. 상 받으러 올라가기도 쉽지 않았으니"라고 털어놨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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