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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중심의 대표적 조직인 체육계 유리천장은 이보다 더 두텁다. 지난해 1월 여성 빙상국가대표의 충격적인 성폭력 의혹 사건과 이후 봇물처럼 터져나온 '미투 운동' 열기 속에 여성 지도자, 임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들불처럼 일었다. 2월, 유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여성 지도자 30% 할당제'를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9개월이 흐른 11월 현재 이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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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기준 대한체육회 등록선수는 12만8602명이다. 이중 여성 등록선수는 2만9638명, 전체의 23%에 불과하지만 국제 무대에서의 성과는 눈부시다. 역대 올림픽에서 여성선수가 따낸 금메달 수는 총 38개, 비율로는 42%에 달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 21개 중 여성선수가 획득한 메달은 9개, 역시 4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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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체육회의 경우 여성 임원은 10명 중 1명 꼴인 11.3%에 불과하다. 세종시가 21명 중 7명(33.3%)이 여성으로 '최다', 경기도가 48명 중 11명(22.9%), 서울이 43명 중 6명(14.0%)으로 뒤를 이었다. 충남은 28명의 집행부 임원 중 여성은 단 1명(3.6%)으로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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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를 달고 최초, 최고의 역사를 썼던 30대 철녀들은 여전히 고군분투중이지만 이들을 위한 기회의 문은 좁다. 출산 후 국가대표로 올림픽, 아시안게임에 잇달아 도전했던 남현희는 은퇴 후 30대 여성 체육인으로 살아가는 막막함을 이야기했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 체육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결혼, 출산 후 운동을 다시 시작할 때 몸이 힘든 것보다 환경적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외국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마흔 넘어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경우도 많다. 나는 내 도전이 여자후배들을 위해 의미 있다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끌어주는 사람이 없는 한 결혼한 여성선수들이 설 땅은 여전히 좁다"고 했다. "여전히 공정치 못한 환경이 많다. 사람들은 '오래 했고 잘했다. 대단하다'지만 그게 끝이다. 앞으로 내가 살아내야할 환경…, 기회가 보이지 않아 가끔 회의도 든다"고 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할 것이라는 희망만큼은 놓지 않았다. "펜싱에 아직 여성 감독, 여성 임원이 없다. 언젠가는 내게도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 그 기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
김연아, 이상화, 손연재… . 세계를 호령한 수많은 여성선수들은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이끌어갈 소중한 자산이다. 이 걸출한 여성선수들을 대한민국 스포츠 리더로 성장시키고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체육계 유리천장 깨려면…
스포츠 양성평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가장 집중하는 주제중 하나다. IOC는 2014년 12월 '아젠다2020'을 통해 올림픽 여성참여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것을 천명했다. 각 NOC에 30% 이상의 여성 임원 비율을 제안하고 있다. 스포츠는 양성평등을 신장시키고 여성과 소녀들의 리더십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파워풀한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다. '여성의 스포츠 참여가 여성 리더십의 확대, 양성평등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IOC가 '여성과 스포츠' 상을 제정, 롤모델이 될 만한 대륙별 여성 스포츠 리더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역시 여자축구에 4년간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투자를 약속하고, 여성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웃 일본 역시 올림피언 출신 여성 체육인재를 적극 양성하고 지원한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진두지휘하는 일본 올림픽담당장관은 1992년 알베르빌동계올림픽 여성 최초 메달리스트 하시모토 세이코(1500m 스피드스케이팅)다.
체육계 여성임원-지도자 30% 할당제의 법제화도 시급하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여성 체육인들 역시 기회를 위해 치열하게 준비해야 한다. 일부에선 남성 체육인에 대한 '역차별'을 염려한다. '당장 시킬 사람이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자격과 능력이 안되는데 '무조건적인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체육의 절반으로 함께 땀흘려온, 올림픽 메달의 40%를 책임져온 체육계 여성 리더들과 적어도 '공정한 기회' '성장할 무대'를 공유하자는 얘기다. 당장은 준비기간, 비용, 시행착오, 불편함이 따르더라도 내 딸일지 모를 '체육계 김지영'들을 위해 가야할 길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효율과 합리만 내세우는 게 과연 공정한 걸까. 공정하지 않은 세상에는 결국 무엇이 남을까. 남은 이들은 행복할까.'('82년생 김지영' 중)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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