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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최종전 앞둔 감독의 긴장감, 1등도 11위도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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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떻게 이렇게…."

조용히 그라운드를 응시하던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이 헛웃음을 지었다.

지난 3월 돛을 올린 2019년 KEB하나은행 K리그1(1부 리그)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종착역까지 남은 것은 단 한 경기. 하지만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최종전 한 판에 걸린 것이 무척이나 많다.

▶우승 전쟁, 1등도 안심할 수 없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 24일 열린 성남FC와 경남FC의 대결이 펼쳐진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았다. 그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왔다. 어찌됐든 내게는 축구장, 그리고 축구를 보는 것이 제일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울산은 지난 2005년 이후 14년 만에 K리그 챔피언을 노린다. 하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은 만만하지 않다. 울산은 전북 현대와 살얼음판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울산(승점 79)과 전북(승점76)은 승점 3점을 사이에 두고 있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왕좌의 주인이 가려진다.

정상까지 남은 마지막 한 걸음. 하지만 이 역시도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울산은 마지막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를 치른다. 울산과 포항의 격돌이 더욱 얄궂게 느껴지는 것은 지난 6년 전 기억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2월1일 울산과 포항은 최종전에서 붙었다.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우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포항에 결승골을 내주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공교롭게도 울산은 또 한 번, 포항과 운명 같은 최종전을 치른다. 그것도 12월1일이다. 김 감독은 "참, 어떻게 이렇게…"라며 "모든 것이 마지막까지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전에서 포항과 대결한다. 날짜도 그때(2013년)와 같다고 한다. 선수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비우고 우리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나 싶다. 긴장감과 부담감을 덜고 마인드 콘트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면 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11위

같은 시각, 그라운드 위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 인물이 있다. 바로 김종부 경남 감독이다. 경남은 강등권 전쟁을 펼치고 있다. 간절한 경남은 성남을 2대1로 제압하고 잔류를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긴장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나도 강등권 경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제 운명은 마지막 한 판에 결정된다. 경남은 3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격돌한다. 10위 인천(승점 33), 11위 경남(승점 32)의 다음 시즌이 걸렸다. 최종전 승리팀이 잔류를 확정한다. 11위 팀은 K리그2(2부 리그) 부산 아이파크-FC안양의 플레이오프(PO) 승자와 승강 PO를 치러야 한다.

최종전은 부담이 더 크다. 김 감독은 "최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선수들이 부담감을 내려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적절하게 감안해서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최대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감독과의 대결에 대해서는 "말하기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감독이 힘든 자리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마지막까지 좋은 경쟁하겠다. 그게 최선인 거 같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을 줄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