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2019년12월1일. 박주호(울산 현대)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될 것이다. 너무도 아프고 씁쓸한 마음 때문이다. 이날 울산은 K리그 정상까지 딱 한 걸음 남겨 놓은 상태였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14년 만에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이 너무나도 높았다. 울산은 홈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차갑게 내리는 빗속. 박주호도 울고, 울산 팬들도 흐느껴 울었다.
믿기지 않는 상황. 박주호는 밤새 뒤척였다. 새벽 4시가 돼서야 가까스로 잠이 들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깊이 들지 못했다. 2일 예정된 주장 간담회와 K리그 어워즈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시상식 현장에 도착한 박주호는 무척이나 수척한 모습이었다.
그는 "14년 만에 우승을 바랐다. 모두가 좋은 기세로 시즌을 치렀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그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마음이 좋지 않다. 선수들도 선수들이지만, 팬들께서 너무 많이 눈물을 흘리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힘겹게 입을 뗐다. 울컥한 마음 때문인지 중간중간 말을 멈춰 세웠다.
이어 "우승의 마침표를 찍길 바랐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경기 뒤에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다. 모두가 바라던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후유증이 없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은 맞다. 우리가 전북 현대보다 우위에 있었기에 더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주호가 더 힘들었던 것은 팬들께 죄송한 마음 때문이었다. 그는 "경기에 나서지 않을 때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니 뛰는 선수들보다 더 애가 탄다. 최종전 때 팬들께서 비를 맞고 서서 응원을 해주셨다. 기대가 컸던 만큼 상심도 더 크신 게 아닌가 싶다"고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끝은 아니다. 박주호는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시즌의 희망을 노린다. 그는 "얼마나 걸릴 지 모르겠지만, 다시 우승을 보고 달려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 그래야 팬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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