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젝스키스 출신 강성훈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사과라기보다는 무한 이기주의에 갇힌 변명에 그쳐 더욱 큰 실망을 안겼다.
5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강성훈과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날 강성훈은 대만 팬미팅 취소, 팬 사기 및 횡령 의혹, 후배 아이돌 그룹 외모비하 논란 등 각종 구설에 대해 해명했다.
강성훈은 2018년 선계약금으로 1억여원을 받고 비자 관련 서류를 주최측에 전달하지 않아 일방적으로 공연이 취소됐다. 강성훈은 이를 전 매니저인 김모씨의 책임으로 돌리며 자신이 받았던 돈을 대신 갚으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여자친구 박모씨와 함께 경찰을 사칭하며 김씨의 자택에 무단으로 침입, 폭언과 폭행을 퍼부어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에 대해 강성훈은 "뭔가 말로만 해명하는 모습보다는 법적 다툼이 이뤄질 것 같아 판결에 중점을 뒀다. 사기죄로 피소당한 것은 수사기관에서 출석 요청이나 전화를 한 적도 없었고 각하처리 됐다. 사건이 성립되지 않는 사안이었다. 주최 측에서 내 비자를 신청했어야 했는데 이들이 공연 기획 능력이 없어 처벌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티켓 환불을 받지 못한 팬들에 대해서는 "여러 국가 팬분들이 대만 측 관계자를 고소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나를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하셨을텐데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또 2018년 9월 젝스키스 팬 78명에게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피소당했다. 팬들은 강성훈이 팬클럽 운영자 박씨와 교제 중이고, 이 운영진이 팬미팅 수익금과 광고비용 등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횡령 사기 저작권법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젝스키스 20주년 영상회 수익금 4200여만원을 기부하겠다고 했지만, 기부처를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횡령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강성훈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팬들에게 상처가 됐다. 그게 나에게도 팬들에게도 가장 컸다. 일단 팬클럽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 정산에서 투명하지 못했다. 내 불찰이 컸다. 사건 진행 중 힘들게 돈을 마련해 최종적으로 기부를 했다.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했다. 늦게나마 한 게 송구스럽다. 악의적으로 모른 척한 것은 아니다. 내가 관여할 수 없던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청담동 과일트럭 사건과 후배 아이돌 그룹 외모 비하 논란에 대해서는 "나도 영상을 보며 내 자신이 저주스럽고 실망스러웠다. 당시 내가 왜 그랬는지 의아하고 당혹스러웠다. 왜 안 해도 될 말을 했을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후배분들과 상처받은 팬분들에게 죄송하다. 앞으로 말조심 하고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팬 선물 중고 판매 논란에 대해서는 "스타일리스트가 신발 액세서리 등을 보관하는데 불필요한 것들은 처분해도 되냐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다. 그 사이 팬분들의 선물이 섞인 것을 알게 됐고 화도 많이 냈다. 내가 챙겼어야 했는데 할말이 없다. 이상하게 벌어진 일이다. 사과 드렸지만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 앞으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강성훈은 젝스키스에 대한 미련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다른 것보다 젝스키스를 탈퇴한 것이 가장 힘들다. 나에게는 사실 젝스키스의 존재가 아직도 크다. 대만 팬미팅이 무산되면서 답이 보이지 않았다. 도망치고 싶고 죽고 싶고 공황장애가 왔다. 수천번 고심한 끝에 지금 심리상태로 무대에 설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멤버들과 회사들, 팬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불편한 소식보다 밝고 좋은 소식으로 여러분에게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모습으로 바라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을 마쳤다.
긴 인터뷰 내용이었지만 요약하자면 이렇다. 모든 일은 다른 사람에 의해 일어난 논란이었지만, 자신은 팬들을 위해 책임을 지려했다는 것이다.
대만 팬미팅 무산건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영상회 수익금 기부 건은 다르다. 검찰은 강성훈이 기부처를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강성훈은 팬들에게 분명히 수익금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수익금은 어디에 두고 '사건 진행 중 돈을 마련해 기부했다'는 것일까. 뒤늦게 기부를 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미 약속한 기부금을 다 사용해버렸다는 게 문제라는 걸 강성훈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 그러고도 '관여할 수 없던 부분'이라며 선을 그으니 쉽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팬선물 판매 논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팬 선물의 관리 책임은 스타일리스트가 아닌 강성훈 본인에게 있지만 강성훈은 모든 책임을 스타일리스트에게 넘겼다. 더욱이 '사과 했지만 또 한번 사과한다'는 태도가 정말 뉘우치는 사람의 것일까. 데뷔 20주년을 넘긴 강성훈이 후배들의 외모를 비하하고, 팬들의 외모를 평가해놓고도 '말실수'라 치부한 부분은 더 이상 언급하기조차 지치는 대목이다.
하지만 강성훈은 끝까지 젝스키스에 대한 미련을 놓지 않았다. 20대 초반의 추억을 간직한 그룹인 만큼 집착과 미련을 갖는 것 까지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더이상 이기적인 변명으로 젝스키스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