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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 후유증?알짜영입!' 설기현의 경남도 승격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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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대급 승격전쟁이 기다리고 있는 2020년 K리그2(2부리그). 이 팀도 승격 후보에서 빼면 안될 것 같다. 바로 지난 시즌 강등의 아픔을 겪은 경남이다.

2020년 K리그2는 K리그1 이상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라인업이 화려하다. 기업구단으로 탈바꿈한 K리그 유일의 금융팀 대전하나시티즌, 지난 시즌 강등 후 폭풍영입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 정정용 감독 체제로 변신한 서울 이랜드, 절치부심한 전남 등 기업구단만 4팀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인 안양, 부천, 안산, 아산, 그리고 김도균 감독 부임 후 알찬 영입을 이어가고 있는 수원FC까지 만만히 볼 팀이 없다.

경남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실 경남은 지난 시즌 아픔이 컸다. 2018년 아무도 예상치 못한 준우승의 드라마를 쓴 경남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기 위해 더블스쿼드를 구축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조던 머치,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유망주였던 룩 등 거물 외인에 김승준 이영재 곽태휘 송주훈 등 수준급 준척들을 대거 영입했다. 다시 한번 경남발 돌풍을 노렸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기대와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동시에 소화하다보니 체력적 부담이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김종부 전 감독과 대표 이사의 갈등을 극에 달했다. 후반기 제리치를 데려오며 반등을 노렸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았다. 결국 11위로 추락, 강등 플레이오프로 내려갔다. 부산과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무1패로 충격의 강등을 당했다. 단 1년만에 꽃길에서 가시밭길로 추락했다.

후폭풍은 거셌다. 감독과 대표이사가 동시에 물러났다. 예산도 반토막이 났다. 강등 후유증이 제법 길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새롭게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 설기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기대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기우였다. 경남의 재건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선수단을 빠르게 재편했다. 설 감독이 "톱니바퀴가 딱딱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만족할 정도. 설 감독과 전력강화팀이 머리를 맞대, 방법을 찾았다. 일단 지킬 선수들을 추렸다. 제리치 이광선 이재명 우주성 등 핵심 자원들을 지켰다. 그 다음 팔 수 있는 선수들을 빠르게 팔았다. 쿠니모토(전북) 김준범(인천) 이범수(강원) 김효기(광주) 조재철(대전) 등을 보내고 실탄을 마련했다.

그 돈으로 알짜들을 모았다. 설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에 일찌감치 접근했다. 지난 몇년간 빅클럽을 상대로 원하는 자원을 데려왔던, 경남 특유의 수완을 발휘해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K리그1 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던 백성동 장혁진 황일수를 차례로 영입했다. 이적료도 거의 들지 않았다. 연봉이 높기는 했지만, 기존 자원들을 정리하며 여유가 생겨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여기에 2018년 준우승의 주역이었던 네게바도 재영입했다. 전력만 놓고보면 지난 시즌 못지 않은, 방만했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오히려 임팩트 있는 스쿼드가 완성됐다.

설 감독은 새로운 스쿼드를 빠르게 응집시키고 있다. 현역 시절부터 감독을 준비한 설 감독은 성균관대 감독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녹이고 있다. 전문화된 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경남에 부족한 디테일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다. 설 감독의 카리스마와 소통, 그리고 섬세한 지도법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경남은 15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승격을 위한 그림을 완성할 예정이다. 역대급 승격전쟁의 출발, 일단 경남의 시작은 주목할만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