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현대캐피탈만의 배구를 해야 한다. 비난을 받더라도 다우디를 빼려고 했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최태웅 감독은 4연승에도 마냥 기뻐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2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7-25,25-19,25-18,32-30)로 승리했다. 풀세트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매우 팽팽한 경기였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내주고 2~3세트를 잡은 후 수차례 듀스 끝에 4세트를 힘겹게 따내면서 이길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최근 4연승. 1월 18일 대한항공전 승리 이후 한국전력, KB손해보험을 차례로 꺾은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까지 무너뜨렸고 이제 휴식 후 2월 2일 홈 천안에서 대한항공을 다시 상대한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현대캐피탈은 현재 3위지만, 2위 대한항공과 승점이 같다. 맞대결을 잡는다면 2위를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1위 우리카드(승점 50점)가 연승으로 치고 올라섰지만, 아직 격차가 크지 않은만큼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화재전 종료 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얼굴은 마냥 밝지 않았다. 경기 중에 나온 실수나 리드를 잡고있는 상황에서 연달아 실점을 내준 후 동점을 허용하고, 다시 점수를 빼앗기며 타이트한 경기를 치른 것 자체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었다. 최태웅 감독은 "요즘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선수들의 몸 상태가 너무 좋다. 몸을 풀 때도 컨디션이 너무 빨리 올라온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욕심을 부린 것 같다. 컨디션이 좋으니 힘이 들어가고, 힘이 들어가서 실수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다우디 오켈로 의존도에 대한 부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갔다. 최태웅 감독은 "힘이 들어가서 범실이 나오다보니 선수들이 당황한 것 같다. 자연스럽게 외국인 선수에게 공을 많이 넘기더라. 그게 계속되다보니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시즌 초반 대체 선수로 합류한 다우디는 어느덧 적응을 마쳤고, 개인 기록도 빠르게 쌓아가고 있다. 29일 기준 328득점으로 리그 전체 6위고, 각종 공격 지표에서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다우디에게 공을 넘기는 빈도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삼성화재와 각축을 벌이고 있던 4세트 초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우디를 교체하며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우디에게 공을 주지마"라고 주문했다. 공격이 안풀리는 상황에서 다우디에게 공격권을 넘기고, 다우디는 결정적일때 범실을 하면서 경기가 어렵게 진행됐다. 이후 각성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신영석-최민호의 철벽 블로킹과 찬스에서도 국내 선수들이 직접 해결하면서 가까스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막판 재투입된 다우디는 결정적인 오픈 득점을 따냈다.
최태웅 감독은 "만약 5세트를 갔다면, 5세트에서도 다우디를 뺐을 것"이라면서 "다우디가 합류한 초반에는 적응 문제도 있고, 공 점유율에 크게 개의치 않고 세터들에게 맡겼다. 그런데 경기를 거듭하면서 현대캐피탈만의 배구 스타일이 전혀 안나오고 있어서 과감히 선택했다. 다우디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데 경기수나 공 점유율 때문인 것 같다. 여러가지를 고려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금처럼 해줄 수 있는 (국내)선수들이 분명히 있고, 할 수 있는데 답답할 정도로 외국인 선수를 기다린다고 해야할까. 그게 많이 보인다. 그래도 4세트 마지막에 본인들이 책임감을 갖고 해줬다. 이 분위기와 자신감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두권을 노리는 현대캐피탈은 다우디로 인해 분명한 상승 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다우디가 늘 일정하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는 없다. 또 쟁쟁한 국내 선수들을 보유한만큼 다우디 의존도를 낮춰가면서 협업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1위까지 치고올라갈 수 있는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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