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조직폭력배가 도심 한가운데서 포르쉐 차량을 야구방망이로 때려 부수며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지만, 경찰이 아무런 조치 없이 풀어준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께 광주 서구 상무지구 번화가에서 A(35)씨가 주차된 포르쉐 차량을 야구방망이로 부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앞·뒤 좌석 유리는 물론 사이드미러와 보닛까지 무차별적으로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차량을 훼손했다.
A씨의 과격한 행동이 현장 주변에 있던 시민을 불안하게 하고 그 모습이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으나 경찰의 사건 처리 대응은 안이했다.
A씨는 광주지방경찰청에서 관리하는 한 폭력조직 소속 조직원이었지만 경찰은 A씨를 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까지 임의동행했으면서도 조폭인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차량 주인인 B(35)씨가 "친구 사이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경찰은 A씨를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이달 17일부터 100일 동안 상습적인 생활폭력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특별 단속기간을 정한 광주지방경찰청의 지침은 구호에 그쳐 버린 셈이다.
경찰의 허술한 보고 시스템도 드러났다.
지구대는 사건이 발생한 지 6시간이 지나서야 이 사건을 상급 기관인 광주 서부경찰서에 보고했다.
사건을 보고 받은 서부경찰서 한 형사가 익숙한 A씨의 이름을 수상하게 여기고 조회한 뒤에야 조폭이라는 사실이 확인하고 조폭 사건을 담당하는 강력팀과 광주청 광역수사대에 공조 요청을 했다.
그 사이 A씨는 휴대전화를 꺼놓고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다.
다른 조직원을 통해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을 알아챈 A씨는 그제야 경찰에 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지구대 상급 기관인 서부경찰서는 "A씨가 임의 동행을 거부하자 지구대는 임의 동행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내 조폭인지 알 수 없었다"며 임의동행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상무지구대는 "지구대에서 신원을 확인하더라도 대상자가 관리대상 조폭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어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만 서부경찰서에 보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A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하고 조만간 소환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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