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자극이 넘치는 요즘, MSG도, 막장도 없이 보기 편안한 드라마가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아왔다. 바로 지난 24일 첫 방송된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다.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극본 한가람, 연출 한지승, 장지연, 제작 에이스팩토리, 이하 '날찾아')에는 신경을 자극하는 긴장도, 휘몰아치는 전개도 없다. 잔잔한 시골 마을 북현리의 고즈넉한 정취와 그 안에 어우러진 두 남녀, 목해원(박민영)과 임은섭(서강준)의 몽글몽글한 하루가 잔잔히 지나갈 뿐이다.
남은 고사하고 자신도 돌볼 겨를도 없이 바삐 흘러가는 서울생활에 지쳐 북현리로 돌아온 해원. 다시 돌아온 북현리는 서울 생활과는 달리 조용했고 고요했으며 또 따뜻했다. 주위에 너르게 펼쳐진 북현리의 비경은 답답했던 해원의 마음에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어줬고, 서로를 챙겨주며 각자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북현리 사람들의 진실됨으로 인해 비로소 편안한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게 됐다.
그런 '날찾아'는 휘몰아치는 사건보다는 해원과 은섭 두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가는데 집중한다. 영상과 대사 사이에는 여백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그러나 그 '느림'은 오히려 메마른 마음에 따스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굴뚝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 너르게 펼쳐진 들녘,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그리고 그곳을 채우는 북현리 사람들의 온기 등, 따뜻함으로 넘실대는 장면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느림의 미학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하고 있는 것. 느리게 그래서 더 구석구석 북현리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유이자 '날찾아'의 따뜻한 모든 것들이 깊은 울림이 되어 되돌아올 수 있는 이유였다.
무엇보다 해원과 은섭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사랑의 서사시는 느림의 미학에 정점을 찍는다. 해원이 혜천고로 전학 온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무려 10년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은섭은 그 세월동안 언제나 뒤에서 그녀만을 바라보고 묵묵히 기다렸기 때문. 아날로그적 향수를 느끼게 하는 두 남녀의 얽힌 감정의 타래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심장이 간질거린다.
이처럼 아날로그적인 여유로움이 깃든 이야기는 일상에 치여 사는 해원과 같은 시청자들의 피로를 달래주는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한지승 감독과 배우들이 그토록 강조했던 바로 그 '슴슴한 중독'이었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억지로 끌기 위한 자극적 요소 없이 잔잔한 감성을 전면에 내세운 '날찾아'. 북현리에서 이뤄지는 사랑과, 용서, 위로는 앞으로 또 어떤 울림을 가져다줄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였다.
'날찾아'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 JTBC 방송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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