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1일 생중계 된 경남의 홍백전.
올 시즌 경남이 설기현 감독 체제로 변신한 후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경기였다. 정식 중계가 아니라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웠지만, 선수들의 면면이나 빨라진 템포 등 기대할 부분이 제법 있었다. 그 중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캡틴' 하성민이었다.
하성민은 K리그의 대표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말그대로 수비력만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격전개에서는 아무래도 투박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런 하성민이 확 달라졌다. 전방에 여러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뿌렸다.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작업에서도 큰 몫을 담당했다. 하성민은 "설 감독님이 공격적인 패스를 원하신다. 그 전 감독님들은 포백을 지키는, 수비적인 임무를 주로 주셨는데, 설 감독님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한다. 처음에는 걱정도 했는데 실수에 대해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으신다. 실수보다 시도를 하지 않는 게 더 문제라고 하신다. 쉽지는 않지만, 계속 하다보니 재밌다"고 했다.
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영상을 주로 챙겨봤는데, 이제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영상도 본다. 최근 하성민이 지켜보는 영상의 주인공은 '맨유의 레전드' 폴 스콜스다. 하성민은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영상도 많이 본다. 스콜스의 영상을 보는데, 스콜스가 공격수들이 뒤쪽으로 파고들 때 넣어주는 패스의 질이나 타이밍이 좋다. 아직 멀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웃었다.
언제 개막될지 모르는 답답한 상황, 선수들에게 이번 홍백전 생중계 이벤트는 색다른 자극이 됐다. 하성민은 "개막 시점에 맞춰서 확 불타올랐다가 불이 꺼진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언제 다시 할지 모르니까 다들 지쳐가고 있었는데, 중계도 하고 광고보드도 있고 하니까 진짜 경기같은 분위기가 나왔다. 사실 큰 의미는 없을수도 있지만, 선수들끼리는 많이 집중하면서 즐겁게 경기를 했다"고 했다.
개막이 늦어지는 게 마냥 독만은 아니다. 경남은 하성민을 중심으로 전술적 움직임을 더욱 가다듬고 있다. 하성민은 "우리가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팀이 더 강해지는 느낌이다. 확실히 이쯤에서 패스가 들어가면 선수들이 약속한대로 딱딱 움직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제 5월이면 개막하지 않겠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마무리 잘해서 개막 때 준비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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