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외국인 선수 제도 유지 vs 폐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제도다. 프로 리그인 만큼 외국인 선수는 필수적이라는 의견과 국내 선수 성장을 막는다는 회의론이 맞섰다.
논쟁은 현재도 유효하다. WKBL 6개 구단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제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리그와 선수 노조가 새로운 노사협정에 잠정 합의하면서 WKBL의 고민도 깊어졌다. WNBA는 새로운 노사협정을 통해 선수 연봉을 대폭 상향 조정하고 복지를 확대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수준급'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꺼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WKBL에서는 타미카 캐칭 등 WNBA의 스타들이 많이 뛰었었다.
의견은 유지와 폐지 3대3으로 팽팽했었다. A구단 관계자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구단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WNBA 노사협정에 따라 외국인 선수 수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이 경우를 고려해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까지 얘기가 나왔다. 외국인 선수 제도는 팀 성적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각 구단의 이해관계가 상충된다"고 전했다.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코로나19 사태다. 코로나19 앞에 모든 것이 불투명해졌다. WKBL은 2019~2020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외국의 사정도 좋지 않다. WNBA는 2020시즌 개막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26일 예정된 트레이닝 캠프와 5월15일 정규리그 개막을 보류하기로 했다. 일각에서 코로나19 때문에라도 외국인 선수를 한시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B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국가별 출입국을 제한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연맹도 절충안을 내기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C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에는 아시아 지역이 위험지역으로 꼽혔다. 이제는 아니다. 유럽, 미국 등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WNBA 자체가 한 시즌을 쉬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안전지대인 한국이 오히려 선호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맞불을 놨다.
외국인 선수 제도 유지와 폐지 의견은 코로나19 앞에서 폐지 쪽으로 조금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선수 제도를 고민하는 팀이 생긴 것 같다"고 귀띔했다.
결정이 미뤄지는 사이 감독들은 고민이 깊다. E구단 감독은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가 어떻게 될지 확실히 모르겠다. 선수 구성 때 이 변수까지 생각해야 한다. FA(자유계약) 시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다들 고민이 많다"고 걱정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