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경험해본 적 없는 분위기에 적응하는 팀이 산다!
K리그 개막이 눈앞이다. 언제 시즌 개막전을 치를 수 있나 노심초사하던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1, K리그2 구단들에 희소식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야외 프로 스포츠 개막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그동안 국민 안전을 위한 정부의 조치를 주시하던 프로 연맹들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였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현 분위기를 볼 때 K리그는 5월 초 내지 5월 중순 개막이 유력하다. 잠정적 개막 일자가 정해졌으니, 지루하게 훈련만 해오던 각 팀들은 실전 일정에 맞춰 다시 선수들의 컨디션과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또 하나 준비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썰렁한 경기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이다. 개막은 할 수 있지만, 정 총리가 전제로 깐 건 무관중 등 안전에 대한 조치다. 국민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만큼 안전한 상황이 되기 전까지, 생각보다 오랜 기간 동안 무관중 경기가 치러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선수가 경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관중이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관중이 많으면 긴장하는 선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함성 소리나 응원 소리가 없으면 경기 집중력과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차라리 평소 연습 경기와 같이 훈련장에서 경기를 하면 그나마 편한 환경이겠지만, 웅장한 메인 스타디움에서 썰렁한 분위기 속에 공식 경기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을 것이기에 그 어색함을 이겨내야 한다.일례로, 한국 A대표팀이 지난해 북한 원정에 가 생각지도 못한 무관중 경기에 크게 당황한 경험이 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전, 프로농구가 무관중 경기를 잠시 치렀었는데 당시 많은 선수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연습 경기 같아 긴장감이 너무 떨어진다고 했다.
홈 어드밴티지가 사라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보통 홈팬들의 성원에 원정 선수단이 기가 죽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팬들이 경기에 들어오지 못하면 원정팀 선수들이 한결 수월하게 경기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홈팬들의 열기가 뜨거운 대구FC, 전북 현대, 수원 삼성 등 인기 구단들은 손해를 볼 수 있다.
프런트의 역할도 중요하다. 팬은 없어도 어떻게든지 실전과 같은 분위기를 잘 연출하는 홈팀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아이디어 싸움이다. 유럽 몇몇 구단들은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구장 관중석에 팬들의 대형 사진을 걸었다. 함성 소리를 오디오로 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