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4선발입니다."
미국 스프링캠프와 자체 연습경기, 팀간 교류전을 통해 '대형 신인'을 예감케한 소형준(19)의 선발 보직을 묻자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주저없이 "4선발"이라고 얘기했다.
이 감독은 지난 3일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진행된 '화상 미디어데이'에서 신인 소형준을 활용법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두산 베어스와의 첫 경기 때부터 활용할 것이다. 4선발"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예고대로라면, 소형준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 3연전이 끝난 뒤 오는 8일 두산전에서 프로무대에 공식 데뷔하게 된다.
올해 유신고를 졸업한 소형준은 14년 만에 고졸 신인 10승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2006년 신인 중에서 류현진이 18승, 장원삼이 12승, 한기주가 10승을 올렸다. 당시가 신인 투수의 마지막 10승이었다.
소형준은 좋은 구위와 나이답지 않은 운영 능력을 이 감독에게 일찌감치 인정받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몇 번째 선발'이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고졸 신인이 프로 팀 선발 자리를 꿰찼다는 자체가 사건이었다. 무엇보다 KIA 타이거즈 최다승(152승) 기록 보유자인 이 감독이 지난해 KT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선발고 불펜 투수들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프로 4년차 배제성과 프로 3년차 김 민은 지난 시즌부터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각각 10승과 6승을 팀에 배달했다. 승수를 떠나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할 선발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 더 값진 결과였다.
이렇게 마운드가 강화된 상황에서 소형준은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갔다. 이 감독은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지만 소형준에 대해 칭찬일색이다. KT의 국내 에이스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투수라는 극찬까지도 나오고 있다.
소형준의 칭찬은 다른 팀 '투수 전문가'들도 입이 마르도록 하고 있다. A팀 코치는 "그동안 던지는 모습을 보면 고졸 신인 선발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그냥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솔직히 최근 주목받았던 신인 투수들과는 수준 자체가 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소형준은 지난달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교류전에서 6이닝 동안 5안타 2볼넷으로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구속 시속 148㎞의 직구에 체인지업(135㎞) 슬라이더(135㎞), 커브(125㎞) 등을 섞었다. 전반적으로 낮은 제구도 안정적인 피칭을 가능하게 했다. 첫 연습경기라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자신의 페이스대로 던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차원이 다른 고졸 투수'라는 평가가 빈말이 아니었다.
지난해 창단 이후 첫 5할 승률을 찍었던 이 감독은 올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소형준을 4선발로 내세우는 두둑한 배짱을 보였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이젠 소형준이 이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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