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저는 아니라고 해도 부담을 주고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 이야기가 나오자 "스트레스를 받고있는 것 같다"며 우려했다. 발단은 12일 경기였다.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이대호는 4번-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안타를 기록하고, 1루 수비도 소화한 이대호는 3회초 수비를 앞두고 돌연 교체됐다. 원인은 어지럼증이었다. 이대호가 어지럼증을 호소하자 허문회 감독은 곧바로 신본기를 대신 투입했다. 이대호는 인근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이대호는 이튿날인 13일 두산전에서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 소화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감독의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의 선발 출장 소식을 전하면서 "어지럼증은 스트레스성이 아닐까 싶다"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대호는 올 시즌부터 다시 1루 수비를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이 소화하고 있다. 스프링캠프때부터 1루 포지션에 대한 후배들과의 경쟁이 있었고, 허문회 감독은 현재 주전 1루수로 이대호를 택했다. 허문회 감독은 "나는 부담을 갖지 말라고 하는데, 본인도 모르게 그런 부담을 느끼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혹시 내 의도와는 달리, 선수들에게 이기라고만 주문을 했나 싶어서 미안하다. 대호가 스트레스를 받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에게 늘 스트레스는 내가 받을테니까 너희들은 그냥 즐기라고 이야기 한다. 그래도 생각지 못한 스트레스를 주나 싶다"며 우려했다.
1루 수비 부담에 대한 걱정도 나올만 하다. 이대호가 어지럼증을 호소한 경기에서도 수비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나온 이후였다. 파울존으로 달려가면서 뜬공 타구를 쫓았지만 아쉽게 캐치하지 못했고, 이후 실점으로 연결됐다. 많은 신경을 쓰다보면 순간적인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허문회 감독이 "스트레스성"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대호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팀에서의 역할에도 분명 동기부여가 되는 시즌이다. 지난해 롯데가 꼴찌로 추락하면서 가장 자존심을 구긴 타자 중 한명이 이대호다. 개인 성적을 떠나 롯데를 상징하는 타자로서의 평가였다. 또 이대호는 올 시즌이 롯데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허문회 감독은 "너무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이대호는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룬 타자 아닌가. 아프지 않고, 부담갖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 지명타자로 출장한 이대호는 2루타 2개와 볼넷까지 골라내며 맹활약 해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허문회 감독이 가장 바라던 활기찬 모습이었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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