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왼손-오른손의 플래툰 시스템. 투수에 따라 타자를 바꾸고 타자에 따라 투수를 바꾸는 감독들의 지략 싸움은 항상 팬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한다.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14일 잠실 경기가 그랬다. 8회초 공격하는 SK 염경엽 감독과 수비하는 LG 류중일 감독의 선수 기용에서 보이지않는 전쟁이 벌어졌다.
2-2 동점이던 8회초 SK 공격. 7회초부터 나왔던 LG 두번째 투수 정우영이 SK 선두타자인 대타 윤석민을 2루수앞 땅볼로 잡은 뒤 LG는 왼손 투수 진해수를 올렸다. SK의 1번 정진기와 2번 오준혁이 왼손 타자이기 때문. 왼손 투수가 올라왔으니 SK도 우타자를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베테랑 김강민이 있어 김강민이 대타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SK 염 감독은 는 정진기를 그대로 냈다. 진해수가 왼손 투수지만 왼손 타자에 약한 점을 고려했다.
정진기는 진해수의 공을 차분히 골랐고 볼넷으로 출루. 염 감독은 2번 오준혁도 그대로 타석에 내보냈다. 한데 공 하나에 상황이 급변했다. 진해수의 초구가 뒤로 빠졌는데 1루주자 정진기가 3루까지 내달려 세이프된 것. 1사 3루의 절호의 득점 기회가 왔다.
그러자 염 감독은 오준혁을 빼고 대타 김강민을 냈다. 외야플라이 등을 치기 위해 경험 많은 베테랑이 필요하다고 본 것.
오른손 타자가 나오자 류 감독은 곧바로 투수를 이상규로 바꿨다.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로 윽박지르겠다는 뜻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의 싸움은 류 감독의 승리였다. 이상규는 김강민을 146㎞의 빠른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더니 3번 최 정마저 133㎞의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중요한 순간을 이겨낸 LG에게 승리의 여신이 반겼다. LG는 9회말 오지환의 안타와 우익수 한동민의 실책으로 만든 무사 2루서 대타 이성우의 희생번트에 대타 정근우의 끝내기 우전안타로 3대2의 승리를 거뒀다. LG가 SK전 3연전 스윕은 2002년 이후 18년만이었다.
경기후 류 감독은 "오늘 MVP는 이상규로 하고 싶다"라고 했다. 8회초 가장 큰 위기를 넘긴 이상규가 있었기에 9회말 끝내기 장면도 있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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