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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포커스]소형준 vs 원태인, 겁 없는 두 앙팡테리블의 유쾌했던 선발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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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전부터 비가 흩뿌렸던 15일 KT위즈파크. 흥미로운 선발 맞대결이 자칫 비로 연기될 뻔 했다.

KT위즈 소형준(19)과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0)의 고졸 1,2년 차 특급 선발 맞대결.

오전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경기 직전 잦아들었다. 한국프로야구 10년 미래 두 투수의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리그 최정상급 투수 간 맞대결 만큼 최고 유망주 간 맞대결도 흥미진진했다.

약관의 앙팡테리블. 겁 없는 신예 두 투수의 패기 넘치는 승부가 인상적이었다.

완벽하지는 않았다. 살짝 설익은 듯 풋풋한 싱싱함이 느껴졌다. 그만큼 두 투수는 전혀 위축됨 없이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안타를 맞아도, 대선배 강타자를 앞에 두고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경쟁하듯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소형준은 삼성 4번 이원석에게, 원태인은 KT 4번 유한준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정면승부로 범타를 유도했다. 두 베테랑 타자들은 어린 투수의 겁 없는 승부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두 투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며 자존심 대결을 이어갔다.

1회 약속이나 한듯 1실점씩을 주고 받았다. 소형준이 1회초 선두 김상수와 김동엽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원태인도 1회말 선두 심우준에게 3루타를 맞은 뒤 내야 땅볼로 첫 실점을 했다.

이후 엎치락뒤치락의 시소전. KT가 2회말 2사 후 장성우의 적시 2루타로 2-1로 앞섰다. 삼성은 4회초 KT 내야 실책과 패스트볼로 만든 1사 2,3루에서 이성규의 땅볼로 2-2 동점을 이룬뒤 김헌곤 강민호의 연속 적시타로 단숨에 4-2로 전세를 뒤집었다.

4회말 로하스가 솔로홈런으로 1점차로 추격했지만, 삼성은 5회초 구자욱의 적시 2루타로 5-3을 만들며 2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하지만 KT는 5회말 1사 1,3루에서 강백호의 싹쓸이 2루타로 5-5를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열정의 맞대결. 마지막 순간, 희비가 살짝 엇갈렸다. 소형준은 6⅓이닝 89구 9안타 무4사구 2탈삼진 5실점(2자책). 6회말 KT타선이 6-5 역전에 성공해 일단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원태인은 5이닝 93구 홈런 포함, 7안타 3볼넷 3탈삼진 5실점 노 디시젼. 소형준은 89구 중 스트라이크가 61구, 원태인은 93구 중 스트라이크가 60구였다.

4회까지 두 투수는 볼넷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씩씩하게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원태인이 5회 내준 볼넷 3개는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 영향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자동 볼넷이었다.

결과를 떠나 보는 맛과 미래에 대한 상상의 즐거움이 있었던 두 앙팡테리블의 씩씩했던 선발 맞대결이었다.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두 투수. 앞으로 얼마나 큰 성장을 이뤄낼까. 거물급 투수로 성장한 뒤 다시 한번 맞붙을 '그날'에 대한 유쾌한 상상이 양팀 팬을 모두 웃게한 하루였다.

수원=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