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4일(한국시각) 유럽 축구 통계 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가 발표한 이색 통계가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 잔잔한 화제가 됐다.
울산의 '스피드레이서' 김인성(31)이 '축구 게임 FIFA20에서 가장 빠른 톱20 선수' 중 당당히 세계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속 김인성의 스프린트 속도는 95점이었다. 1위는 아다마 트라오레(울버햄턴), 2위는 킬라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 3위는 아치라프 하키미(도르트문트). 모두 김인성보다 단 1점 높은 96점이었다.
김인성은 울산 육상부의 대표 아이콘이다. 선천적으로 '속도'를 타고 났다. 초등학교 4~5학년 때, 안산시 주최 육상대회 100m 1위를 휩쓸었다. 2016년 울산에 입성한 이후 탁월한 스피드와 압도적인 체력으로 측면을 뚫어내는 시원한 질주 본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24일 부산과의 홈경기(1대1무)에서 풀타임 활약한 후 25일 울산 북구 강동구장에서 회복훈련 중인 김인성을 만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 11위' 사실을 알고 있는지 확인했다. 김인성은 "알고 있었다. 스피드 11위에 선정해 주신 게임사에 감사드린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나 단지 빠른 선수를 넘어 스피드를 활용해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빼놓지 않았다. "스피드가 빠르다는 것이 축구에 분명 장점은 되지만, 빠른 스피드를 잘 활용해서 축구에 접목시킬 수 있어야 한다. 더 많이 노력하고 보완하고 발전해야 한다."
지난 4월 김인성은 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한 'K리그 랜선 토너먼트'에 울산 대표로 출전해 8개 구단 소속 대표 중 당당히 3위에 입상한 바 있다. 김인성은 "축구게임에서 나도 직접 (김인성을)쓴다. 빨라서 좋다"며 웃었다. 타고난 스피드에 더해 매순간 끊임없이 노력하는 김인성은 "어려서부터 늘 스피드를 살리는 플레이를 해왔다. 스피드, 체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록 게임속 능력치 순위긴 하지만, 실제 선수들의 경기 데이터를 근거로 뽑아올린 수치인 만큼 의미 있다. K리그 선수로서 빅리그의 내로라하는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화제가 됐다. 팬들은 김인성의 과거 러시아리그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김인성은 2012년 러시아 모스크바CSKA에 테스트를 통해 입단하며 뜨거운 화제를 불러모았고, 2013년 K리그 성남FC 입단 후 2014년 전북, 2015년 인천을 거쳐 2016년 이후 5년째 울산에서 '불패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2017년 이후 3년간 김인성이 골을 터뜨린 경기에서 울산은 12승4무,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지난해 김인성이 골맛을 본 8경기(9골)에서 울산은 8승, 승률 100%를 기록했다.
뼛속까지 K리거, 세계에서 11번째로 빠른 울산맨 김인성은 "K리그는 치열하고 재미있다. K리그에 빠른 선수도 엄청 많다. 수비도 빠르고, 작고 빠르고 순발력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해외리그에서 돌아와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들도 많이 있다. 해외축구뿐 아니라 K리그도 더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