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사실 불펜 이동도 생각 안한 건 아니다."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 대행은 최근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채드벨의 불펜 전환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채드벨은 올 시즌 아직 승리가 없다. 자가 격리 여파로 시즌 준비가 늦어진 그는 5월 말부터 1군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8경기 등판 성적은 승리 없이 6패, 평균자책점은 7.96. 최하위로 처진 팀 성적이야 그렇다 쳐도, 선발진의 '원투펀치' 역할을 해야 하는 외국인 투수가 거둔 성적으로 이해하긴 쉽지 않다. 8차례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점 역시 뼈아프다. 가장 최근 등판인 잠실 두산전에서도 5회까지 호투하다 6회부터 무너지면서 결국 패전을 떠안았다.
채드벨의 부진이 거듭되자 우려의 시선도 커지고 있다. 한화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화가 마음 먹은 대로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채드벨을 내보내고 새로운 투수를 데려온다고 해도 입국 후 격리 기간, 합류 후 준비 등을 고려하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외인 교체 효과를 제대로 가져가기 쉽지 않다. 최하위인 팀 성적 역시 시즌 중 외인 투수 교체 효과에 물음표가 붙는 부분.
일각에선 채드벨을 불펜에서 활용하는 안도 거론하고 있다. 한화는 마무리 정우람을 보유하고 있고, 박상원 김진영이 꾸준히 활약 중이지만, 여전히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발에서 부진한 채드벨이지만, 불펜에서 힘 있게 1~2이닝을 막아주면 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최 대행은 "사실 (채드벨의) 불펜 이동도 생각 안한 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채드벨의 앞선 등판을 20구 간격으로 끊어서 데이터를 보면 60~80구, 80~100구 때가 가장 좋지 않다. 하지만 1~20구 때도 마찬가지"라며 "특히 1~20구 구간은 정타 비율이 가장 높았다. 탈삼진도 많았지만, 그만큼 많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또 "데이터가 가장 좋았던 구간은 40~60구 때였다"며 "불펜에서 활용하려면 초반 기록이 좋아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채드벨이나 한화 모두 지금의 부진을 마냥 바라보긴 어려운 처지.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최 대행은 "채드벨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투구수를 어떻게 관리해 나아갈 건지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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