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마치 누군가 써놓은 각본처럼 보인다. 원래대로라면 쉽게 성사되기 힘든 매치업이기 때문. 그러나 그 누구도 이들의 대결에 개입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운명의 장난'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써야 할 것 같다. 강원FC와 광주FC가 사흘 간격으로 '홈 앤드 어웨이 2연전'을 치르게 됐다. 보기 드문 연전 매치 업인데, 하필 두 팀은 지금 중하위권에서 딱 붙어 있는 사이다.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
두 팀이 뜻밖의 '연전 매치업'을 펼치게 된 건 K리그1 일정과 FA컵대회 일정이 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다. 우선 강원과 광주는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이건 이미 지난 5월 초 시즌이 시작되면서부터 정해져 있던 일정이다. 강원이 안방으로 광주를 불러들여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두 팀의 첫 맞대결이다.
두 팀 모두 연패 중이라 승리가 간절한데, 4연패의 강원이 조금 더 목마르다. 강원은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며 3위까지 올라갔지만, 7라운드부터 내리 4경기에서 패배의 쓴 맛을 보고 있다. 4연패로 순위는 7위까지 떨어졌는데, 바로 8위가 광주다. 광주 역시 전북-포항-대구에 내리 3번 패하며 팀 분위기가 침체된 상태다. 때문에 비록 원정이지만, 승리 의지가 크다. 두 팀 모두 상대방을 '연패 탈출 제물'로 여기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런 K리그1 일정과는 별도로 2020년 하나은행 FA컵에서도 만나게 됐다. 순전히 우연의 일치다. 강원은 3라운드에서 강릉시청을 힘겹게 2대1로 꺾었고, 광주는 승부차기 끝에 김포시민축구단을 물리치고 16강에 올라왔다. 올라오고 보니 두 팀이 마주하게 된 것이다. 경기일은 K리그1 11라운드를 소화한 뒤 3일 뒤인 15일. 이번 장소는 광주 홈구장이다. 결국 3일 간격으로 '홈 앤드 어웨이' 연전이 완성됐다.
아무래도 두 팀 모두 좀 더 비중을 두는 건 컵대회보다는 K리그1 경기다. 강원과 광주 모두 4연패, 3연패 중이라 우선적으로 연패를 벗어나야 한다. 여기서 연패가 길어지면 슬럼프가 장기화되면서 하위권까지 추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컵대회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강원 김병수 감독은 "공교롭게 광주와 계속 붙게 된다고 해서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일정이 그런 걸 어쩌겠나. 로테이션을 하면서 효율적으로 선수를 운용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 일단 연패부터 끊고 보겠다"고 말했다. 외나무 다리에서 연달아 두 번이나 만나게 된 두 팀중에 과연 누가 최후에 웃게 될지 흥미롭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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