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나도 외국인 선수를 절실히 원한다."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를 이끄는 김병수 감독이 지난 12일 광주FC와의 경기에서 4대1로 승리하며 4연패를 끊은 뒤 한 말이다. 강원은 올 시즌 군복무 선수로 구성된 상주 상무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가 없는 구단이다. 당초 올 시즌을 앞두고 마땅한 외국인 선수를 찾지 못하자 차라리 그 자금을 국내 자원 확보에 쏟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출발했다. 그래서 지난 겨울 김승대 고무열 임채민 등 굵직한 선수들을 데려왔다.
하지만 국내선수만으로 리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다. 강원은 시즌 초반 선전하다 이내 공수에 문제점을 노출하며 4연패에 빠졌고, 그 여파로 현재도 간신히 6위에 턱걸이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이널A 진출이 목표지만, 이대로라면 목표달성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김 감독이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12일 광주전 승리 후 외국인 선수를 쓰고 싶다고 했다. 구단을 향한 요청이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해답은 여전히 없었다. 강원은 결국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외국인 선수를 제대로 수급하지 못했다.
'기준'에 합당한 선수가 없었다는 게 강원 구단의 표면적인 이유다. 이 '기준'은 광범위하다. 개인 기량이나 플레이 스타일, 혹은 몸값 등 여러 항목이 두루 포함돼 있다. '적당한 선수가 없다'고 하면 더 이상 의문을 제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다른 구단들은 앞다퉈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전력에 변화를 줬다. K리그1 선두 전북 현대가 구스타보와 바로우를 이번 여름에 팀에 합류시켰다. 심지어 K리그1이 아닌 K리그2 팀들도 외국인 선수를 새로 영입해, 곧바로 그 효과까지 봤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대전 하나시티즌과 전남 드래곤즈다. 대전은 이달초 브라질 출신 에디뉴를 데려왔다. 전남은 무려 2명을 영입했다. 지난 6월에 수비수 올렉을 데려오더니 7월에는 윙어 에르난데스를 데려왔다. 두 선수는 모두 자가격리 기간을 마친 뒤 팀에 합류해 실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에르난데스는 데뷔전 10분만에 골을 터트렸다.
이쯤 되면 '적당한 선수가 없다'는 강원 구단의 말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재정적으로 다른 기업구단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영입은 돈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역량에 따라 저렴한 비용으로도 실력있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전남 에르난데스도 그리 비싼 선수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은 프런트 역량의 문제다. 외국인 스카우트 및 영입 능력에서 다른 구단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2부 리그 구단에도 못 미치는 행정력이다. 현장에서는 전력 보강을 요청해도 프런트에서 호응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이런 불협화음은 언젠가는 그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낼 수 밖에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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