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바르셀로나 '가르마 대패'의 나비효과가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18일(한국시각) 일련의 매체는 '바르셀로나 구단이 키케 세티엔 감독 후임으로 로날드 쿠만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바르셀로나가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게 2대8의 참패를 당한 직후다. 18일 바르셀로나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티엔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 발표했고, 쿠만 감독 선임이 임박한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된 유로2021을 앞두고, 네덜란드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던 사우스햄턴, 에버턴 사령탑 출신 쿠만 감독에게도 바르셀로나 지휘봉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던 모양. 6년간 바르셀로나에서 선수로 뛰었던 쿠만이 바르셀로나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당장 네덜란드 대표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감독 이직 도미노가 시작됐다. 2018년 5월 아스널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FIFA에서 글로벌 축구발전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벵거 감독의 네덜란드 대표팀 부임설이 나오고 있다. 18일 영국 대중일간 미러는 폭스스포츠 진행자 얀 유스트 판 항흘렌의 발언을 빌어 "벵거 감독이 쿠만의 후임 후보로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내년 유로2021에서 네덜란드 지휘봉을 잡을 경우 벵거 감독은 조국 프랑스는 물론 잉글랜드와도 맞붙게 된다. 벵거 감독은 최근 유럽1과의 인터뷰에서 현장 복귀 의지를 묻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미련을 감추지 않는 솔직한 답변을 했었다. "지금도 나는 매일 나는 트레이닝을 하고 싶다. 내 인생 내내 해온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70대다. 러시안룰렛 게임이 될 수도 있을까. 건강은 괜찮을까. 일을 어중간하게 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나는 늘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하곤 한다."
대표팀 감독 자리는 날마다 선수들을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 때문에 현장 복귀를 원하는 70세 벵거 감독에게 더 적합한 자리가 될 수 있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들만 모인 대표팀이기 때문에 아스널 시절처럼 선수 스카우팅을 위해 골머리를 썩을 이유도 없다. 현장 복귀 의사를 묻는 계속된 질문에 벵거는 "내가 적합하다고 고려할 만한 조건이 마련되면 생각해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할 생각이 없다"고 했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