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우연의 일치라기엔 기분좋은 결과다.
삼성 라이온즈가 끈질긴 뒷심을 발휘해 재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은 3일 대구 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역전, 다시 역전승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 1-8로 끌려가던 삼성은 6회말 9-8 역전을 해냈다. 이후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가 8회말 2득점으로 또 뒤집으면서 결국 11대10 짜릿한 승리를 완성했다.
사실 경기 초반 흐름은 두산쪽이었다. 두산은 1회초 오재일의 투런 홈런, 2회초 허경민의 솔로 홈런 등 장타 2방으로 순식간에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은 선발 원태인이 흔들리면서 분위기 싸움에서 밀렸다. 또 수비에서도 연달아 실수가 나오면서 더욱 흔들렸다. 그런데 4회초 이전과 이후 삼성은 전혀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이날 경기 중계 화면에 잡힌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4회초 수비가 끝난 후 조동찬 코치가 잠깐 야수들을 불러모은 모습이었다. 공수교대를 해야하기 때문에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경기 도중 코치의 소집은 잦은 일은 아니다.
조동찬 코치는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조 코치는 "선수들에게 정신들 차리자고 이야기했다. 너무 여유있게 경기를 하는 것 같아서 집중 좀 하자고 당부했다"고 했다. 불과 2년전까지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었던 야구선배이기에 할 수 있는 진심어린 충고였다.
소집 전까지 삼성 야수들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플레이를 보였다. 3회와 4회 내야에서는 타구 처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하며 공이 뒤로 빠지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상대팀 두산 타자들은 한 베이스, 두 베이스 추가로 진루하며 흐름을 가져갔다.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조동찬 코치가 선수들에게 '정신 좀 차리자'고 이야기 한 직후 삼성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삼성은 4회말 김헌곤의 스리런 홈런을 포함해 무려 5점을 뽑는 집중력을 보여줬고, 이후 마지막까지 승리를 향해 똘똘 뭉쳤다. 허삼영 감독도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 모두가 오늘 경기 과정을 늘 되새겨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분명 삼성에게 큰 의미가 있는 역전승이었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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