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5일 고척스카이돔.
거구의 선수는 홈플레이트 뒤편에 마련된 타격 훈련 장소에서 익숙한 동작으로 볼 박스에 손을 집어넣었다. 동료 타자들은 그가 던져주는 토스볼을 힘차게 휘두르면서 경기를 준비했다. 토스볼을 던진 선수는 바로 베테랑 박병호였다.
박병호는 손등 미세 골절로 이탈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그는 3주 정도를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키움 손 혁 감독은 박병호를 퓨처스(2군)로 보내는 대신 1군 선수단과 동행시키는 쪽을 택했다. 팀 리더로 그가 그라운드 바깥에서 해줄 수 있는 역할에 주목했다.
유독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병호다. 시즌 초반부터 고질인 손목 통증을 안고 버텨왔다. 83경기서 20개의 홈런을 때리며 이 부문 공동 6위에 올랐지만, 삼진을 102개(리그 2위)나 당했다. 타율 역시 규정 타석을 채운 56명 중 55위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타격 시 레그 킥에 변화를 주면서 안타-홈런 생산이 증가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다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피말리는 선두권 싸움을 펼치는 팀을 지켜보는 박병호의 마음이 착잡해질 수밖에 없다. 타격 훈련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선 것은 이런 마음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기 위한 노력이었다.
키움 손 혁 감독은 "본인이 제일 안타깝지 않을까"라고 박병호를 바라보는 심정을 밝혔다. 그는 "(박병호가) 시즌 전부터 '많이 도와드리겠다'고 이야기 했었고, 시즌 중 (컨디션-성적이) 안 좋을 때도 팀 생각을 많이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팀이 부상자가 많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베테랑으로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타격 훈련 도우미를 자청한 부분을 두고도 "누가 이야기 하지 않아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는 것 같다"며 "나도 아쉽지만 본인만 할까"라며 재차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숨만 쉬고 있을 순 없는 키움이다. 대권을 향한 꿈을 이어가기 위해선 타선의 중심인 박병호의 복귀가 절실하다. 동료들을 바라보는 박병호의 눈 역시 복귀와 가을야구, 대권에 맞춰져 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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