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그것 참, 깔끔하게 못 막나?"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지난달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원정경기를 이긴 뒤 더그아웃을 떠나면서 던진 말이다. 9-6의 3점차 리드에서 안타 2개를 맞는 등 불안한 투구 속에 겨우 승리를 지킨 마무리 고우석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었다. 당시 고우석은 9회말 투아웃을 잘 잡아놓고 박건우와 정수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호세 페르난데스를 풀카운트 끝에 9구째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으로 잡고 힘겹게 승리를 지켰다.
LG 필승조가 시즌 후반 연일 난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 선발 타일러 윌슨이 5-1로 앞선 3회말 2사후 연속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이어 등판한 이상규가 1실점으로 이닝을 막았다. 그러나 LG 불펜은 5회와 6회 각각 3실점, 2실점해 6-7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진해수 정우영 최동환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KT 막강 타선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지난 2일 KT전에서는 7회초 어렵게 2-2 동점을 만들어놓고 8회말 정우영 진해수 송은범이 합계 3실점하는 바람에 2대5로 패하기도 했다.
LG가 시즌 막판 불펜진 난조로 다잡은 경기를 놓친 게 한 두번이 아니다. 9월 이후 LG는 6번의 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5회까지 앞선 경기를 내준 게 5차례나 된다. 이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모두 충격적인 '불펜 참사'라는 게 특징이다. 9월 블론세이브가 삼성 라이온즈 다음으로 많은 6개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9월 중순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상위권에 속했던 LG는 현재 불안한 중위권에 위치해 있다. 필승조가 탄탄한 팀이 어딨겠냐마는 LG는 그 정도가 심한 편이다. 정우영 진해수 고우석, 불펜 트리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LG를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주인공들이다. 올해도 이들의 활약이 미미한 것은 아니지만, 순위 싸움이 중차대한 시즌 막판 연일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고우석은 지난 5월초 무릎 수술을 받고 7월에 돌아와 한동안 고전하다가 정상 궤도에 올랐지만, 9월 들어 다시 힘든 투구를 하고 있다. 9월 12일 삼성전부터 지난 4일 KT전까지 9경기에서 5세이브를 올렸지만, 2번의 블론세이브와 3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4.00, WHIP(이닝당 출루허용)는 1.56으로 시즌 기록(1.36)을 크게 웃돌았다.
시즌 초반부터 호투하던 정우영은 9월 중순 이후 등판한 10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실점을 했고, 이 기간 2패, 2블론세이브, WHIP 1.93으로 부진했다. 힘겨워하는 모습은 진해수가 가장 심하다. 지난달 20일 두산전부터 이날 KT전까지 7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실점을 했고, 평균자책점은 12.60, 피안타율은 3할1푼8리에 달했다. 특히 좌타자 상대로 15타수 5피안타, 3볼넷의 난조를 보이며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LG가 최소한의 목표로 하는 준플레이오프 직행(3위)은 이들 필승조의 부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최근 "믿고 맡겨야 한다. 어차피 9회에는 고우석이 막아야 하고 4타자를 잡아야 할 수도 있다. 또 진해수라든가 정우영이 잘 해줘야 한다. 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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