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3위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감독이 전격 자진 사퇴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키움은 8일 "손 혁 감독이 7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이 끝난 후 김치현 단장과 면담을 갖고 감독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내부 논의를 거쳐 손 감독의 사퇴 의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여전히 손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물음표가 달려있다. 정규시즌 12경기가 남은 시점. 팀은 2위 탈환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데, 수장이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경질이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키움은 "경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11월 키움은 손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당초 팀을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끈 장정석 전 감독과의 재계약이 확실시 되는 상황. 하지만 재계약이 불발됐고, 손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그 과정에서 허 민 이사회 의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손 감독도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사퇴다.
김 단장은 "어제 경기가 끝나고 처음 들었다. 그런 생각을 이전에 표출하신 적이 없어 놀랐다. 말렸지만, 단호했다.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고 하신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올 시즌 내내 상위권을 지켰다.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이 겹쳤고, 승부처에서 놓친 경기도 있었다. 우승 후보로 기대를 모은 키움이기에 허무한 패배에는 팬들의 따끔한 질책이 따르기도 했다. 그래도 3위 감독의 사퇴는 충격적이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생각하시는 기대치가 달랐다고 본다. 전문가나 언론에서 생각하는 기대치와 현재 순위의 차이를 말씀하신 것 같다"고 했다.
키움은 자진 사퇴 소식과 함께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파격적인 결정이다. 대전고-경희대 선수 출신의 김 대행은 2013년 구단 전력 분석원으로 입사했고, 올해 코치로 선임됐다. 보통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지만, 키움은 다른 결정을 내렸다. 김 단장은 "퀄리티 컨트롤 코치는 각 파트와 달리 경기 전체를 보면서 자료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경기 계획도 항상 같이 세웠다. 지금 시점에서 수석 코치님께서 감독 대행을 하시면, 수석 코치 역할을 맡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너무나 파격적인 결정이다. 김 감독 대행은 전력 분석원 출신으로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 1985년생으로 나이도 이제 30대 중반으로 어리다. 홍원기 수석 코치가 아닌,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지휘봉을 잡게 돼, 프런트 야구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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