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손혁 감독이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짐을 쌌다. 키움은 현재 2위 KT와 1경기 차 3위를 달리고 있고 가을야구가 유력한 상황이다. 전쟁중에 큰 전투를 앞두고 장수가 바뀌게 되는 것이라 더 충격적이다.
정규리그를 단 12경기만을 남겨 둔 가운데 감독이 밝힌 사퇴이유는 '성적부진'이다. 키움에서 처음으로 지휘봉을 맡게 된 손혁 감독은 2년 동안 총 6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초보 감독의 3위 성적이 부진한 것이라면 상당히 의아하다. 게다가 올 시즌 손혁 감독의 지휘아래 키움은 6월 이후 한번도 4위 아래로 떨어져 본적이 없다. 팀이 최하위에 연패까지 겪으며 자진 사퇴한 한화 한용덕 감독의 '성적 부진' 과는 차원이 다르다.
손혁 감독은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 기대가 많았을 팬들께 죄송하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의례적인 멘트를 남겼다. 구단은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하는 감독에게 감사의 표시라며 남은 연봉까지 안겼다. 모든 과정이 갑작스럽고 예외적이다. 그 때문인지 사퇴에 대해 음모론을 비롯한 온갖 추측들이 흘러나오며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한편, 손혁 감독의 사퇴의사를 받아들인 키움은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김대행은 1985년생으로 2013년부터 히어로즈의 전력분석팀에서 근무했다.
손혁 감독은 저니맨이라고 불려도 될 만큼 파란만장한 야구인생을 살았다. 손 감독은 1996년 LG에 입단했고 2000년 시즌부터는 해태와-KIA타이거즈, 2003년엔 두산 베어스, 2007년엔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 A 팀인 노폭 타이즈에서 뛰었다.
그후,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던 손혁 감독은 2015 넥센 투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SK 와이번스 투수 코치(2018-2019)를 거쳐, 올해 키움 히어로즈 감독에 전격 선임 됐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0.09/
공주고 시절 에이스 박찬호와 실력을 견주었던 손혁 감독은 고려대를 거쳐 199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전체 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 해 1승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2년차 부터 LG 선발 투수로서 8승을 거뒀고 1998년 11승,1999년 10승을 거두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00시즌 이병규, 류지현, 김재현과 함께 '신바람 타선'을 이끌 강타자가 절실했던 LG는 손혁 감독과 현금을 주며 해태 타이거즈의 강타자 양준혁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손혁 감독은 트레이드에 반발하며 해태 합류를 거부했고 결국 임의탈퇴를 당했다. 돌연 은퇴를 선언한 손 감독은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을 계획했으나 주위의 만류로 뜻을 접고 2001년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하지만 2년 동안 단 2승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어깨 수술까지 받았다.
2003년 외야수 김창희와 함께 진필중을 대상으로 두산에 트레이드 된 손혁 감독은 이적 첫 해 4승6패와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며 재기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2004년 단 2경기만 소화한 후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부인인 프로골퍼 한희원의 뒷바라지에 전념했다.
그후, 2007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하지만, 늦은 나이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어깨 부상과 함께 트리플A에서 좌절됐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손혁 감독은 2015년 염경엽 감독(당시 넥센 히어로즈)의 부름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후 2018년부터 2019년 까지 SK에서 투수코치를 역임한 손혁 감독은 시즌 키움 감독에 전격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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