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과연 우연일까.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동해안 더비'.
이제는 퇴색된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를 대신할 K리그 최고의 흥행 카드. 2년 연속 일치점이 발견된다.
포항이 우승의 길목에서 울산을 잡아냈다. 과연 '클러치 타임' 동해안 더비, 포항의 2연속 승리. 우연일까.
지난해 12월1일. 울산과 포항은 만났다. 울산이 승리하면 우승. 하지만, 포항의 4대1 대승. 결국, 우승은 전북이 차지했다. 울산은 적극적 투자를 한다. 지난해보다 더욱 화려한 멤버로 돌아왔다.
승점 3점 차로 2위 전북 현대에 앞서 있는 울산. 3경기가 남았다. 포항과 만났다. 이번에도 4대0의 완패. 우연이 아니다.
포항은 점점 강해진다.
포항의 올 시즌 키워드. '위기가 기회'였다. 백업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포항은 자신있었다. 하지만 심상민 김용환 허용준, 핵심 3명이 빠졌다. 대비는 했지만, 예상보다 일찍 군 입대 날짜가 잡혔다.
포항은 혼란스러웠다. 스리백을 가동하며 성과를 얻었지만, 강력한 우승후보 울산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0대4로 완패. 당시 김기동 감독은 "스리백은 다시 생각치 않겠다"며 말하기도 했다.
4백으로 전환, 절치부심한 2번째 동해안 더비. 경기력은 좋았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0대2 패배.
FA컵 4강 1대1 무승부 상황에서 혈투 끝 승부차기 패배. 전략가 김기동 감독은 "경기력은 계속 좋아졌다. 2, 3번째 경기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빌드업 상태에서 공격 전환이 빨랐고, 울산의 약점을 노릴 수 있었다"고 했다.
송민규가 성장했다. 상무에서 연일 맹위를 떨치던 강상우가 돌아왔다. 충분히 해 볼만 했다. 결국 포항은 전반 3분 일류첸코의 헤더 골을 시작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후반 초반까지 잘 버텼다. 울산이 무너졌다.
레드 카드 2장으로 무너졌다.
결국, 경기를 치를수록 포항이 강해졌다. 울산과의 객관적 전력 차이가 좁혀졌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다. 포항은 시즌 막판 연승 행진을 벌이면서 전력을 탄탄히 했다. 결국 우승 길목에서 울산에게 대승. 2연속 동해안 더비 마지막 경기 대승은 우연이 아니다.
심리변수도 있다.
울산은 기본적으로 스쿼드가 화려하다. 항상 정상권의 전력이고, 성과를 낸다. 단, 전북과의 맞대결 등 시즌 승부처에서 아깝게 놓치는 경기들이 있다.
즉, 조기에 우승을 확정짓지 못하고, 전북 현대와 2연속 우승 경쟁구도를 만들어낸다. 우승 길목에서 포항과 만난다. 울산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마지막 동해안 더비 준비 과정에서 포항 김기동 감독이 특히 강조한 말들이 있다. "우리 플레이를 하자. 그러면 초조한 쪽은 울산"이라고 했다.
실제 그랬다. 포항은 수비 라인을 절묘하게 배치했다.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할 때는 수비 라인을 살짝 올리면서 울산을 압박했다. 울산이 반격을 가할 때는 라인을 내리면서 파상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즉, 선수비 후역습 전략은 맞지만, 실제 경기를 보면 잘 느끼지 못한다. 그만큼 포항의 전방 압박, 역습의 날카로움이 울산의 점유율 축구보다 훨씬 더 위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심리적 부분은 막판 동해안 더비의 결정타가 됐다. 후반 초반 총공세를 펼치던 울산은 결국 최영준과 일류첸코의 위력적 역습에 견디지 못했다. 불투이스가 백태클을 했고,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이번에는 비욘 존슨이 불필요한 레드 카드를 받고 무너졌다.
즉, 우승 부담이 없는 포항은 동해안 더비에 100% 집중했고, 전북의 강력한 견제를 받은 울산은 우승부담과 동해안 더비라는 두 가지 압박 요인에 무너졌다. 2년 연속 포항의 동해안 더비 완승은 우연이 아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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