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소형준 이야기가 나오면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얼굴에는 절로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수퍼루키 아니냐"며 칭찬이 물흐르듯 쏟아진다.
12승6패, 평균자책점 4.04. 19세 고졸 신인이 데뷔 시즌부터 KBO리그를 호령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지난 17일 SK 와이번스 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 팀의 3연패를 끊으며 12승째를 따냈다. 다승 전체 7위, 양현종(KIA 타이거즈) 박종훈(SK 와이번스) 등 선배들을 제치고 토종 선발투수 다승 1위다.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3실점 이하)도 9번이나 된다.
이강철 감독이 보는 소형준의 최대 장점은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이다. 연패 중에도 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연승 중이라고 들뜨지도 않는다. 이 감독은 "12승 하나하나가 중요할 때 거둔, 값어치 있는 1승이다. 요즘 가장 믿고 보는 투수다. 소형준이 우리 팀이라는 건 내가 그만큼 복받은 감독 아니겠냐"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특히 소형준의 독보적인 가치는 '홈런 억제력'이다. 올시즌 소형준의 피홈런은 단 6개. 모두 시즌 초였던 5~6월에 허용한 것이다. 6월 14일 삼성 라이온즈 전 이후 128일, 86⅓이닝 동안 단 한개도 맞지 않았다. 소형준이 선발투수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가 홈런 맞은 게 언젠지 기억도 안난다"며 웃었다. 19세답지 않은 소형준의 독보적인 안정감, 이유가 뭘까.
"좋은 커맨드 덕분이다. 실투가 없다. 구위는 당연히 데스파이네나 쿠에바스가 더 좋고, 둘다 제구도 좋은 투수들이다. 하지만 매 공마다의 집중력이라고 할까, 그런 면에서 (소)형준이가 특별한 면이 있다."
시즌 초에는 투심의 비율이 높았지만, 시즌 말미로 갈수록 빠른 슬라이더(커터)와 체인지업의 비중이 늘면서 한층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8월부터 12경기 8승1패, 평균자책점 2.43의 상승세다.
하지만 어린 투수의 경우 변화구를 너무 자주 구사하다보면 직구(포심)이 약해진다는 속설도 있다. 이 감독 역시 부분적으로 공감하는 얘기다.
"내가 선수일 때의 투심은 싱커 같은 구질이었는데, 이건 팔을 비틀어 던져야했다. 난 사이드암 투수라 그걸 또 엎어진 상태에서 던지니까, 팔에 무리가 많이 갈 수밖에 없었다. (소)형준이 투심은 팔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조종한다. 2009년 로페즈(전 KIA 타이거즈)와 비슷하다. 팔에 문제가 생기는 구종은 아니다. 대신 팔 스윙이 빨라야 한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잔여 8경기를 남겨둔 KT는 순위가 관건일 뿐, 포스트시즌 진출은 거의 확정된 상태다. KT 입장에선 창단 7년만의 첫 가을야구다.
하지만 소형준은 이미 124⅔이닝을 소화한 상태에서 포스트시즌을 추가로 치러야한다. 이 감독은 "나 때와는 다르다. 트레이닝파트에서 철저히 관리받을 예정이다. 선수 스스로도 관리를 참 잘한다"면서 "올겨울에 가능한 휴식을 주려고 한다. 내년에는 직구를 좀더 많이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소형준을 향한 충만한 애정이 가득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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