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창단 때부터 바랐던 꿈을 이뤘습니다."
팬들 앞에 선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는 울먹였다. 우승의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광주와 대전을 오간 끝에 창원 홈에서 기쁨을 누렸다. 구단주의 애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김 구단주의 야구 사랑은 익히 알려져있다. 아낌 없는 투자가 이를 대변한다. 2011년 3월 KBO 9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NC는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든든한 지원 속에 성장했다. 특별지명이라는 혜택이 있지만, 트라이아웃과 신인 지명만으로는 단숨에 1군 전력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경험' 면에서 약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NC는 창단 초기부터 꾸준히 투자했다. 베테랑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고,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 베테랑 등을 영입해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FA 시장에선 '큰 손'으로 군림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FA 대어 박석민과 4년 최대 96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박석민은 기대대로 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2018년 말에는 양의지와 4년 125억원의 특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FA 시장에 거품 논란이 일었지만, NC는 아랑곳하지 않고 리그 최고의 포수를 품었다. 포수난에 시달리던 NC는 이듬해 단숨에 순위를 5위로 끌어 올렸다. 양의지는 젊은 투수들을 영리한 리드로 이끌었고, 타격에선 타율(0.354), 출루율(0.438), 장타율(0.574) 부문에서 3관왕에 올랐다.
'이 맛에 현질(게임 아이템을 현금을 주고 사는 것)을 한다'는 우스갯소리는 현실이 됐다. 양의지는 125억원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FA 계약 2년째에는 더 성장했다.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6리, 31홈런, 117타점으로 전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BO리그 포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주장 역할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우승 경험이 풍부한 포수답게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느슨한 플레이에 선수들을 질책하기도 한다. 쫓기는 상황에서도 버틴 건 양의지의 힘이 컸다. 실력으로도 보여줬다.
빠른 판단도 돋보인다. NC는 2018년 말 이 감독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원래 계약대로 라면 2020시즌이 마지막이 된다. 하지만 NC는 '우승 적기'라는 판단과 함께 이 감독에게 재계약을 제안했다. 연봉이 2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인상됐고, 2021시즌까지 팀을 맡겼다. 일찌감치 레임덕을 방지하고, 힘을 실어줬다. 이 감독은 "계약이 연장되다 보니 올 시즌만 보고 가는 게 아니고, 내년도 볼 수 있었다. 안 되도 내년에 할 수 있는 생각을 하면서 편해지기도 했다. 생각도 넓어졌다. 여러 가지 좋은 타이밍에 (재계약이)이뤄져서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NC는 퓨처스 선수들이 사용하게 된 마산구장의 시설을 보완했다. 시즌이 끝나고 진행되는 마무리 캠프에도 꽤 큰 돈을 쓴다. 'CAMP1'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로 1.5군급 선수들이 미국 애리조나로 떠난다. 1군 선수들이 2~3월 본 캠프에서 쓰는 구장을 똑같이 활용한다. 1군 스프링캠프와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1.5군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눈에 띄는 선수들은 'CAMP2'에도 합류한다. 송명기 김영규 강진성 최정원 등이 모두 두 캠프를 모두 거쳤던 선수들이다. 올해는 1군 멤버로 본격 활약하기 시작했다.
장비 지원도 마찬가지다. 김 구단주의 뜻으로 올해 초 선수단과 프런트에 120대의 태블릿 PC를 선물했다. 원하는 기종을 선택할 수 있었다. 데이터를 선수들이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구단은 글러브나 배트를 늘 챙기듯이 태블릿 PC를 활용하라고 강조한다. 이 모든 것들이 통 큰 투자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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