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뛰어난 선발진은 강팀으로 가는 선결 조건이다. 아무리 뛰어난 타선과 수비를 갖추고 있더라도 상대 타선을 막지 못하는 마운드라면 빛을 잃기 마련. 때문에 모든 팀들은 선발 투수 육성과 확보에 매 시즌 총력을 기울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KT 위즈의 올 시즌은 단순히 창단 첫 5강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10승 투수만 4명을 배출했다. 외인 원투펀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8패)-윌리엄 쿠에바스(10승8패) 뿐만 아니라 신인 소형준이 12승(6패), 배제성이 2년 연속 10승(6패)을 달성했다. 26일 현재 올 시즌 10개 구단 중 4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한 곳은 KT 뿐이다.
결과 뿐만 아니라 '질'도 상당히 좋았다. 4명의 투수 모두 선발승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안정적인 선발 투수의 선결 조건인 5이닝 이상 투구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KT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5년 크리스 옥스프링이 첫 10승 투수(12승) 반열에 오른 이후 세 시즌 연속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라울 알칸타라(13승10패)와 쿠에바스(11승11패), 배제성(10승10패)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며 10승 투수 시대를 다시 열었다. 올해는 소형준까지 가세하면서 4명의 10승 투수를 갖춘 팀이 됐다. 승리 만큼 패배가 많았던 지난해 10승 투수들에 비해 올 시즌 선발진은 양적-질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4시즌 연속 꼴찌 멍에를 썼던 KT의 반등은 결국 타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산이 서는' 선발진을 구축한 이강철 감독과 코치진의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한 시즌 선발승으로만 10승을 채운 투수 4명을 배출한 팀은 삼성 라이온즈(2012년 4명, 2015년 5명)와 두산 베어스(2016년 4명, 2018년 4명) 단 두 팀 뿐이었다. '만년 꼴찌' 멍에를 벗어던지고 강팀 도약을 꿈꾸는 KT가 이들의 뒤를 이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선발 10승 투수 4명'은 성공의 상징이기도 했다. 2012년 삼성은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에도 정규시즌 2위를 달성했다. 두산은 2016년 통합우승, 2018년 정규시즌 2위를 기록했다. 가을야구 그 이상을 꿈꾸는 KT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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