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눈앞까지 다가온 우승 반지를 놓칠 위기. 벼랑끝으로 몰린 랜디 아로자레나(탬파베이 레이스)는 자신의 영웅에게 기댔다. '야구영웅' 베이브 루스도, 소속팀의 레전드 웨이드 보그스나 에반 롱고리아도 아닌 '노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다.
아로자레나가 호날두의 열렬한 팬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홈런을 친 뒤 이른바 '호날두 세리머니'를 여러차례 펼쳤다. 인터뷰에서 "호날두의 경기를 보며 힘을 얻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
아로자레나는 27일(이하 한국 시각)자신의 SNS에 '호날두를 믿고 따른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영상을 올렸다. 그가 호날두의 세리머니와 평소 연습 루틴 등을 따라하는 영상이다.
탬파베이는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2승3패로 몰린 상황. 아로자레나는 6차전을 앞둔 긴장감을 '우상' 호날두를 통해 이겨내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아로자레나는 올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다. 하지만 이미 그 이름은 전세계 MLB팬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진출의 수훈갑이기 때문.
아로자레나는 7월로 늦어진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마이너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9월 1일 오스틴 메도우스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콜업됐고, 7일 마이애미 말린스 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중심 타자로 자리잡았다. 정규시즌 23경기에 출전, 타율 2할8푼9리 7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2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우타자가 부족한 팀 사정상 가뭄 끝의 단비였다.
신인이라곤 믿을 수 없는 아로자레나의 타격감은 포스트시즌 들어 더욱 활활 끓어올랐다. 포스트시즌 19경기에서 타율 3할7푼(73타수 27안타) 9홈런 13타점 OPS 1.247을 기록중이다. 특히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 포함 총 9개를 때려낸 홈런은 메이저리그(MLB) 151년 역사상 최다 개수다. 종전 기록은 배리 본즈, 카를로스 벨트란, 넬슨 크루즈, 그리고 이번 포스트시즌의 코리 시거가 기록한 8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 MVP 또한 아로자레나의 차지였다.
단일 포스트 시즌 최다 홈런 뿐 아니라 최다안타(종전 파블로 산도발 26개) 신인 최다 안타(종전 데릭 지터 22개)까지 각종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지난 4차전에서 3루 오버런 후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가 볼을 흘린 사이 홈으로 슬라이딩한 주자 역시 아로자레나다.
만약 궁지에 몰린 탬파베이가 시리즈 승부를 뒤집는다면, 2020년 MLB는 아로자레나의 해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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