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0년 연장전 7승2패, 10개 구단 중 승률 1위다. 한화 이글스가 남다른 뒷심을 바탕으로 역대 단일시즌 최다패(97패) 위기를 탈출했다.
한화는 28일 잠실 LG 트윈스 전에서 0-6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7대6으로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선발 김이환이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타선이 5~6회 6점을 만회하며 균형을 맞췄다. 이어 연장 11회 베테랑 송광민의 결승타로 어렵게 승리를 따냈다. 잠실을 가득 채운 LG 유광점퍼의 물결은 아쉬움 어린 한숨을 토했다.
6점을 먼저 내준 경기를 뒤집은 타선의 힘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한화의 견고한 불펜이 돋보인 경기였다. 앞서 최원호 감독 대행은 4강 경쟁팀들과의 잔여 경기에 대해 "얕보이지 않겠다"며 '총력전'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5회 김진욱을 시작으로 강재민 박상원 윤대경 정우람 김진영 송윤준 김종수까지 무려 8명의 투수를 줄줄이 추가 투입했다. 7이닝을 실점 없이 버티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선발 김이환을 제외한 불펜 투수들 중 1이닝을 초과한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똑같이 5회 이전에 선발이 강판된 LG가 이민호와 진해수에게 1⅓이닝, 마무리 고우석에게 3이닝을 맡긴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한화 불펜의 주력은 정우람과 박상원을 제외하면 모두 신인이거나, 올시즌 뒤늦게 빛을 본 선수들이다. 시즌 개막 전까지 팬들조차 잘 몰랐던 이름들로 가득하다. 프로 8년만에 1군 무대를 밟은 윤대경, 미국 진출 후 실패를 겪고 돌아온 김진영, 국내 독립구단(파주 챌린저스)을 거친 송윤준 등 ??고 간절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로 꾸려졌다. 2018년 11년만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던 박상원도 데뷔 4년차 선수다.
이날 승리는 한화가 5회까지 상대에게 리드를 내주고도 뒤집은 올해 7번째 경기였다. 올시즌 한화의 '5회까지 밀리는 경기'의 승률은 7승1무75패(9위, 10위 SK 와이번스 6승1무68패)로 1할이 채 되지 않는다. 기준을 7회로 바꾸면 단 1승(84패, 승률 0.012) 뿐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불펜의 분전은 눈부셨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58로 전체 10위였지만, 불펜은 5위(4.87)였다. 한화가 7회까지 리드를 잡은 경기는 단 44번 뿐이지만, 이들 경기에서 한화는 39승(5패)을 따냈다.
특히 한화는 연장전에서 승률 1위(0.778), 승수 2위(1위 KT 위즈, 11승1무7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연장전은 예상치 못하게 이닝이 늘어나면서 투수진 운용이 흔들리는 경기다. 불펜 투수들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연장전 다승 1위 KT와는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다. 올해 60이닝을 넘긴 9명의 불펜 투수 중 3명(주권 유원상 김재윤)이 KT 소속이다. 반면 한화는 한 명도 없다.
한화는 10월 들어 10승11패, 승률 0.476을 기록중이다. 이중 갈길 바쁜 KIA 타이거즈에게 3승2패를 따내며 가을야구의 꿈을 좌절시켰다. 키움 히어로즈에게도 2승1패 위닝 시리즈를 거뒀다. NC 다이노스의 정규시즌 우승 확정을 하루 늦췄고, LG의 발목까지 잡아챘다.
한화의 마지막 경기는 29~30일 대전 홈에서 열리는 KT와의 2연전이다. LG. 키움과 리그 2위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KT와의 경기인 만큼,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일 시즌 100패, 최다패(1998 쌍방울, 2002 롯데 97패) 위기를 탈출한 것은 이 같은 남다른 뒷심 덕분이다. 한결 '??어진' 한화는 쉽게 지지 않는다.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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