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상하게 (소)형준이에게 중요한 경기가 많이 걸린다. 잘 이겨내길 바랄 뿐이다."
소형준이 등판하는 날이면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표정에는 자랑스런 미소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올해 너무 부담을 많이 준다"며 초조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가야 2~5위가 결정되는 역대급 순위 경쟁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데뷔 첫 시즌의 19세 신인 투수. 하지만 팀의 한해 농사를 짊어지고도 끄떡 없는 강심장 에이스다. 기어코 올시즌 토종 최다승(13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3.86)까지 이뤄냈다. 시즌 133이닝은 덤.
소형준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전에서 6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1실점(0자책)으로 쾌투, 시즌 13승째를 거뒀다. 삼진 8개는 덤.
경기 전 이 감독은 "어제 이겼어야 오늘 편하게 할 수 있는데, 이상할 만큼 소형준에게 중요한 경기가 많이 간다"며 "혼신의 힘을 다한 1년이었다. 멘탈이 좋은 선수니까, 부담을 잘 이겨내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목표는 '최소 3위'. 시즌 종료 하루 뒤 바로 시작되는 와일드카드 전만큼은 피하고 싶다. 때문에 한화와의 2연전 첫 경기에서 아껴뒀던 소형준 카드를 꺼내들었다. "설마 했는데 정말 마지막 날까지 순위를 다투게 될줄은 몰랐다. 자력 2위 기회를 갖고 있기 때문에 포기할 수도 없다"는 이 감독의 고뇌가 절절하게 느껴졌다.
KT 타선은 1회 3점을 선취하며 막내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소형준은 1회 브랜든 반즈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지만, 앞서 병살타에 준하는 내야 땅볼 때 유격수의 실책이 있어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의 후속타는 끊어냈다.
2회부터는 탄탄대로였다. 2~3회에 걸쳐 4타자 연속 삼진을 따내는 등 3자 범퇴가 3번이나 됐다. 정진호 이용규 송광민 등 노련한 베테랑들도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KT는 7회초 타자 일순하며 4득점, 공격 시간이 길어지자 소형준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6회까지의 투구수가 81개에 불과할 만큼 압도적인 경기였다.
이로써 소형준은 이번 시즌 토종 투수 최다승을 확정지었다. 30일 등판하는 박종훈(SK 와이번스)이 LG 트윈스에 승리를 따내더라도 공동 1위를 기록하게 된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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