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정수정이 임산부 역할을 맡아 연기한 소감에 대해 말했다.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코미디 영화 '애비규환'(최하나 감독, 아토ATO·모토MOTTO 제작). 극중 주인공 토일 역의 정수정이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009년 걸그룹 f(x)로 데뷔, 2010년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으로 연기자 활동을 시작해 이후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슬기로운 감빵생활' '써치'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은 정수정. 그가 첫 스크린 데뷔작 '애비규환'을 통해 쉽지 않은 임산부 역을 맡아 매력넘치는 캐리터를 완성했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토일은 과외를 가르치던 학생 호훈(신재휘)과 사랑에 빠져 스물두살에 덜컥 임신을 해버린 대학생. 똑 부러지는 성격과 비상한 머리, 결단력과 추진력을 가진 그는 출산 후 5개년 계획까지 완벽히 세워놓는다. 결혼을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던 중 친 아빠를 찾아 나선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날 정수정은 90년대생 젊은 감독님 최하나 감독과 호흡에 엄청난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래다 보니 정말 너무 편했다"고 입을 연 정수정은 "저 또한 감독님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만났는데, 체구도 되게 작고 동안이시더라. 나이도 저랑 세살 차이밖에 안나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싸는 아싸를 보면 알아보지 않나. 감독님이 자기가 아싸인데 저한테도 아싸라고 하더라. 감독님과 눈이 딱 마주쳤는데 나와 비슷하더라. 먹는 음식, 영화 취향 등 다 비슷하더라. 정말 저와 친한 친구가 됐다. 정말 너무너무 편했다. 둘다 첫 장편 영화였기 때문에 의지하면서 했었다"고 덧붙였다.
극중 토일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저와 토일이 비슷한 면이 있다"며 "토일이가 스물두살인데 제가 스물두살 때랑 비슷한 것 같다. 누구나 스물두살에는 내가 가장 잘났고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토일이도 그렇고 저 또한 그랬던 것 같다"며 웃었다.
임산부 역할을 하며 배 분장을 차고 연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진짜 임산부가 된 것 같다. 행동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나오더라. 없다가 있으니까 다리를 꼬는 것도, 모으는 것도 힘들더라. 내가 정말 임산부처럼 앉아있더라. 간접경험 한 느낌이었다. 최대한 가볍게 만든 것이긴 한데 여름에 촬영해서 정말 더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감독님과 첫 미팅할 때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임산부 역할을 하면 안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감독님과 잘 먹으러 다녔다. 밥 먹고 디저트 먹고 밥 먹고 디저트 먹고 했다"고 덧붙였다.
화장도 최소화하고 편안한 의상을 입고 촬영해 더욱 편했다는 정수정. 그는 "아주 쌩얼은 아니다. 비비는 발랐다. 그건 예의죠"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제가 잔머리가 진짜 많은데, 그냥 대충 먹었다. 영화를 보니 잔머리가 다 튀어나오고 있더라. 저도 보면서 좀 놀랐다. 정말 편했다. 수정 화장도 필요 없이 정말 연기만 하면 됐다"고 미소지었다.
한편, '애비규환'은 개성 넘치는 발랄한 단편 '고슴도치 고슴'으로 주목받은 최하나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정수정, 장혜진, 최덕문, 이해영, 강말금, 남문철, 신재휘 등이 출연한다. 11월 12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