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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두산에는 완벽했던 준PO, KT에는 최악 시나리오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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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명불허전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힘은 막강했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잡아내면서 가볍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집념이 이틀 연속 잠실벌 만원 관중 앞에서 춤을 췄다. 창단 첫 가을야구에서 '새 역사'에 도전하는 KT 위즈로선 결코 달가운 장면이 아니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있는 KT는 두산과 LG가 혈투를 벌이는 것이 가장 좋았다. 적어도 3차전까지 가기를 바랐다. KT 이강철 감독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KT는 LG와 두산이 가진 힘을 모두 소진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두산은 이런 KT의 기대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1차전에서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호투했고, 2차전에선 두산 타선이 LG 마운드를 맹폭격했다. 원투펀치가 건재하고 3차전을 건너 뛰면서 일정부분 불펜은 힘을 아낄 수 있다. 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를 마감, 각각 4일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 플렉센과 알칸타라가 플레이오프 1, 2차전에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부분도 KT에는 악재다. 플렉센은 올 시즌 KT와의 두 차례 맞대결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90, 알칸타라는 3경기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4.24였다.

두산은 LG전을 통해 타격 사이클을 완벽하게 끌어 올렸다. 정규시즌 부진했던 오재원마저 준플레이오프에서 펄펄 날면서 막강 타선을 완성했다. 찬스마다 터지는 안타 뿐만 아니라 특유의 '발야구'까지 살아났다. 정규시즌 두산과의 16경기(9승7패)에서 평균자책점 5.27(두산의 KT전 평균자책점은 4.65)로 좋지 않았던 KT는 이런 두산 타선의 분위기가 부담스러울 만하다.

KT는 올 시즌 4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했다. 하지만 이들 중 두산을 상대로 강했던 투수는 신인 소형준(6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51) 뿐이다.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4경기 1패, 7.04)와 윌리엄 쿠에바스(3경기 1승1패, 5.02), 배제성(1경기 1패, 6.00) 모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불펜에선 주 권(8경기 1승3홀드, 0.87), 조현우(7경기 2승3홀드, 1.17), 유원상(7경기 1홀드, 2.16) 등 필승조가 두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위안거리다.

2015년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대부분 선수들이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 반면 두산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세 번이나 정상에 오른 '가을 사나이'가 즐비한 팀이다. 단기전인 가을야구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경험의 차이도 KT에는 이래저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두산의 플레이오프행이 확정된 직후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두산의 투타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며 "상대팀에 대한 전력 분석도 필요하지만, 남은 기간 우리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정규시즌 2위라는 자긍심을 갖고, 거침없고 패기 있게 플레이오프에 임하길 기대한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