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손흥민의 골결정력은 놀랍다."
EPL 통산 최다골 앨런 시어러(260골)가 이번 2020~2021시즌 역대급 행보를 보이고 있는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28)을 이렇게 평가했다. 시어러는 EPL 공식 '금주의 팀'에 손흥민을 포함시키며 '손흥민 처럼 골 넣을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정말 골결정력이 좋다'고 호평했다. 손흥민은 7일(한국시각) 아스널과의 북런던더비에서 전반 13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결승골을 터트렸다.
시어러의 평가 처럼 손흥민은 최근 '원샷원킬'로 불릴만한다. 그는 2020~2021시즌 EPL서 슈팅의 순도 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10골의 손흥민은 득점 부문에선 에버턴의 칼버트 르윈(11골)에 이어 2위다. 그런데 슈팅과 골의 순도를 따져보면 손흥민이 독보적이다.
BBC 홈페이지의 통계 자료를 보면 손흥민의 '골 전환율(Goal Conversion)'은 63%로 1위(3골 이상 선수 기준)이고, '슈팅 정확도(Shot Accuracy)'도 81%로 1위다.
또 다른 매체 풋볼365도 손흥민이 이 두 수치를 기준으로 1위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에 대해 '페널티킥골 없이 이런 수치는 지속 불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손흥민은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가장 이상한 건 손흥민이 이전 시즌 보다 슈팅을 덜 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11경기서 총 16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경기당 슈팅을 평균 2개도 안 하고 있다. 그런데 10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0.99골이다. 1골을 기록하는데 평균 91분 걸린 셈이다. 득점 선두 칼버트 르윈은 11경기서 총 31번의 슈팅을 날렸다. 손흥민 보다 한골 많지만 골 전환율(35%)과 슈팅 정확도(68%)는 큰 차이를 보인다. 8골(10도움)을 기록 중인 토트넘 간판 스타 케인의 골 전환율은 26%이고, 슈팅 정확도는 52%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사령탑 조제 무리뉴 감독(포르투갈 출신)을 만나면서 다시 진화 발전하고 있다. 무리뉴식 축구는 '효율성'과 '실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맨시티 첼시 아스널 같은 리그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강팀 상대로는 난타전 보다 수비 위주의 역습 실리축구를 구사한다. 그러다보니 손흥민의 주된 역할이 윙어이지만 풀백 처럼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야 한다. 커버해야할 공수 범위가 넓다. 공격 비중 못지 않게 수비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슈팅의 빈도와 횟수가 줄 수밖에 있다. 대신 많지 않은 슈팅 기회를 득점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무리뉴 감독은 이런 식의 팀 전술 운영을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한 선택'이라고 표현한다. 결국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무리뉴식 축구에 잘 녹아들었다. 슈팅의 횟수를 줄이는 대신 결정력을 끌어올려 자신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