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경수진이 높은 취업의 장벽에 안타깝게 꺾인 청춘을 열연해 안방극장에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경수진은 12일 방송한 JTBC 금토드라마 '허쉬' 2회에서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매일한국 인턴기자 오수연 역을 맡아 극의 폭풍 전개를 이끌었다.
오수연은 이날 온라인으로 기사 형태의 '노 게인, 노 페인(No gain, no pain)' 유서를 배포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앞서 수연은 식당에서 "지방대 출신은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없으니 '오수연' 이름만 도려내라"는 편집국장의 지시를 우연히 들었다. 그는 홀로 남아 인턴 마지막 날 당직 근무를 마친 뒤 한준혁(황정민 분)에게 "선배,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라는 문자를 남기고 탕비실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경수진은 정규직의 희망을 품고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왔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린 수연의 비참한 감정을 허탈한 눈빛과 애처로운 눈물로 극대화했다. 유종의 미를 위해 애써 밝은 척해 보았으나 어느새 붉어진 눈시울은 보는 이들에게 애잔한 감정이 들게 만들었다.
특히 수연이 냉혹한 현실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세상을 등지기 직전, 김밥을 욱여넣는 장면에서 경수진의 고밀도 감정 열연은 모든 이를 울렸다. 은박지를 벗기는 경수진의 가는 손떨림은 그동안 외롭고 힘들었던 여정을 마치려는 수연의 결심이 고스란히 전해져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수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꿀맛이네! 인생 김밥이다. 지수야"라고 읊조렸고, 역설적이게도 인생의 마지막 '밥'을 삼키는 외로움과 절망감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경수진은 수연 캐릭터의 서사를 한층 깊이 있게 완성시켰다.
경수진은 짓밟힌 자존감에도 불구하고 씩씩한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해 공감과 응원을 이끌어냈다. 취업을 그토록 원하고 원했으나 이룰 수 없었던 수연이가 남긴 "아무것도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고통도 없을 것"라는 유서의 내용은 씩씩했으나 절박함이 가득했던 경수진의 눈빛과 맞물려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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