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씨름의 부활. 긍정요소가 많았기에 아쉬움이 짙게 남는 한해였다.
2020년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집어 삼킨 시간이었다. 씨름 역시 코로나19의 대유행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씨름장, 대포카메라를 든 팬의 등장
편견을 깬 씨름. 올 시즌 초 순항했다. 기존 중장년 팬에 젊은 여성 팬까지 가세해 인기를 끌었다. 태백급(80㎏ 이하)과 금강급(90㎏ 이하) 등 경량급을 중심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씨름은 '덩치 큰 선수들의 경기인 만큼 템포가 늦다'는 인식이 있었다. 경량급 선수들이 다양한 기술과 스피드한 전개를 선보이며 편견을 깼다. 여기에 준수한 외모의 '씨름돌(씨름+아이돌)'까지 탄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1월 홍성에서 열린 2020년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가 대표적인 예다. 이 대회에는 태백급과 금강급을 대표하는 윤필재(의성군청) 노범수(울산동구청) 이승호 임태혁(이상 수원시청) 최정만(영암군민속씨름단) 등이 총출동했다. 경기장에는 대포카메라를 든 '찍덕(사진 찍는 덕후)'까지 등장했다.
코로나19 변수, 불가피한 일정 변경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씨름. 대한씨름협회는 올해 민속씨름리그를 본격 도입할 예정이었다. 변수가 발생했다. 코로나19의 확산. 모두의 안전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수인 상황이 됐다.
협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회 일정을 연기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11월 경북 문경에서 치를 예정이던 3~4차 민속씨름리그 준비 과정에서 문경시 체육회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불가피하게 일정을 조정해 경기를 진행했다. 결국 민속씨름리그는 코로나19 변수와 맞물려 당초 예정됐던 10회에서 5회로 축소 운영됐다.
안전한 마무리, 스타 탄생-스토리 가득
씨름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힘을 냈다. 무관중 경기 속에서도 팬들의 관심을 받으며 메이저대회(설날, 단오, 추석, 천하장사)와 민속씨름리그 5회, 그리고 왕중왕전까지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협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수와 감독, 심판 등 모든 대회 관계자들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 후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경기장 출입 시 체온 측정, 출입 명단과 문진표 작성 등 방역 지침을 준수했다.
'안전 최우선' 속 진행된 대회. 위기 속에서도 씨름은 계속됐다. 스타도 탄생했다. 이승호-임태혁-최정만으로 이어진 '금강급 트로이카'는 씨름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신인' 노범수는 데뷔와 동시에 정상에 오르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노범수는 민속씨름리그에서 태백급과 금강급에 번갈아 도전, 두 체급을 석권하는 힘을 발휘했다.
베테랑들의 눈물 스토리도 박수를 받았다. 유영도(구미시청)는 5차 문경장사씨름대회에서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금강장사에 올랐다. 윤성민(영암군민속씨름단)은 왕중왕전에서 실업 데뷔 13년 만에 백두장사에 등극했다. 이들은 정상에 오른 뒤 뜨거운 눈물을 쏟아 스포츠의 감동을 더했다. 이 밖에 여자부 이다현(거제시청)은 올 시즌 전관왕에 오르며 새 역사를 썼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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