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임성한 작가, 아니 Phoebe(피비) 작가의 작품은 늘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확실한 것이 몇 가지 있다. 바로 시청률 하나는 확실히 보장한다는 것, 그리고 대부분의 작품에서 여주인공은 신인급이나 무명배우를 캐스팅하는데 이들을 스타덤에 올려놓는다는 것이다.
이번 신작 TV CHOSUN 새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에서도 여주인곡 부혜령은 신인배우 이가령이 맡았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베일에 쌓인 신인배우다. 전작은 물론 활동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을 '임성한의 신데렐라'라고 부른다.
'임성한의 신데렐라'는 '인어아가씨'부터 시작됐다. 임 작가는 2002년 MBC '인어아가씨'의 주인공으로 '온달왕자들'에서 단역에 가까웠던 장서희를 선택했다. 방송사에서는 반대했지만 임 작가는 배수의 진을 치고 밀어붙였고 결국 대성공을 거두며 장서희는 그해 'MBC 연기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름도 독특한 은아리영 캐릭터는 그의 '인생캐'가 됐다.
'왕꽃선녀님'으로 데뷔한 이다해도 그런 케이스였다. 데뷔 후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하던 이다해는 임 작가에게 발탁돼 2004년 '왕꽃선녀님'의 주인공 윤초원 역에 캐스팅되며 인생 역전했다. 그는 무속인이 되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소화해내며 그해 'MBC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이후에도 승승장구해 톱스타의 자리에 앉았다.
그런가하면 임수향은 요즘 시대에 어울리기 쉽지 않은 기생 캐릭터로 스타덤에 올랐다. '신기생뎐' 이전 그의 필모그라피에는 영화 '4교시 추리영역' 속 단역 밖에 없었다. '신기생뎐'에서 임수향은 1000대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주연으로 캐스팅돼 단사란 역을 맡았고 52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드라마에서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를 선보이며 스타탄생을 알렸다.
'런닝맨' 등 예능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배우 전소민도 임 작가에 의해 이름을 알렸다. 그는 단역과 조연을 전전하다 오디션을 통해 데뷔 10년만에 MBC 일일극 '오로라공주'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6년 만에 복귀한 임 작가는 또 다시 이가령이라는 생소한 신인 배우를 택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것은 아름답고 똑 부러진 성격의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부혜령의 캐릭터다. 라디오 DJ이자 판사현(성훈)의 아내로 남편 사현과 2세 계획 없이 '워라벨 라이프'를 살자고 약속하고 결혼한 인물이 캐릭터에 대한 설명의 전부다.
이가령이라는 배우는 88년생으로 2013년 SBS '주군의 태양'에서 '귀신에게 세번째로 당하는 여자' 단역으로 데뷔했다. 2015년 MBC 일일극 '불굴의 차여사'에 비중있는 역할로 출연했지만 작가가 두번이나 바뀌고 조기종영되며 주목받지 못했다. 이후에도 단역을 전전했던 것이 필모그래피의 전부다.
하지만 '결사곡'에서는 말그대로 '신데렐라'급이다. 집단 주연 체제이긴 하지만 30대 판사현 부혜령 부부는 메인 주연급에 가까운 캐릭터다. 여기에 이들은 결혼 3년차 워너비 30대 부부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선보일 예정이다.
임 작가의 작품의 여주인공이라는 것만으로도 신인배우 이가령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밀도높은 연기력으로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