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조성환 감독님과 저 사이에 묘한 끈이 있는 것 같아요."
인연이라는 게 분명히 있는가 보다. 오반석(33)과 조성환 감독 이야기다.
지난 시즌 태국에서 K리그로 복귀한 오반석은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부상이 반복되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손을 내밀었다. 임대로 인천을 향했다. 유니폼을 입고 얼마 되지 않아, 새 감독이 부임했다. 제주 시절부터 특별한 인연을 이어온 조 감독이었다.
오반석은 조 감독의 '믿을 맨'이었다. 조 감독은 제주에 부임한 2016년부터 오반석이 아랍에미리트 알 와슬로 떠난 2018년 9월까지 주장을 맡겼다. 조 감독은 수비의 리더였던 오반석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오반석도 그 기대에 부응했다. 약점이었던 제주의 수비를 리그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오반석이 2017년과 2018년 국내외의 계속된 러브콜에도 제주에 남았던 결정적 이유는 조 감독의 존재 때문이었다.
2018년 여름 아랍에미리트로 떠나며 끊어지는 듯했던 둘의 인연은 2020년 가을 다시 시작됐다. 오반석은 "운명인 것 같다. 감독님도 그렇게 이야기하시더라"고 했다. 이어 "주위 반응이 더 신기해했다. 감독님과는 좋은 기억만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이형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 사이에 묘한 끈이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제주에서 2017년 준우승을 비롯해 많은 성과를 냈던 둘은 인천에서 의기투합,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었다. 인천은 또다시 잔류에 성공했다. 오반석은 "인터뷰에서 '자신없으면 안왔다'고 했는데,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오시고 나서 현실이 되는 것을 보고 참 신기했다"고 했다. 오반석은 임대생이었지만, 투혼을 발휘하며 인천 수비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오반석은 "임대 신분이라 대충 뛰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다. 우리 팀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고, 다행히 결과까지 나왔다. 팬들과 동료들이 그 가치를 인정해줘서 뿌듯했다"고 했다. 이어 "물론 2017년 준우승과는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잔류가 주는 임팩트가 확실히 있더라"고 했다.
또 한번의 기적같은 잔류, 오반석이 꼽은 '잔류왕'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오반석은 "인천은 뭔가 다른 게 있는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는데 장점이 있다. 1-0 경기에서 소유하는 건 제주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팬들이 있는 경기에서의 모습은 가진 것 이상을 보여주더라"고 했다.
임대를 마친 오반석에게 당연하게도 인천이 완전 이적 제안을 보냈다. 무조건 수락한 것은 아니었다. 오반석은 "전북에서 아쉬웠다. 사람들의 시선이나 생각이 신경쓰였다. 전북에 남는 것이 내 욕심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게 어려웠다. 욕심을 내려놓으니까 어느 정도 길이 보이더라. 물론 감독님의 존재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완전한 인천맨이 된 오반석, 그의 올 시즌 목표는 단순히 잔류가 아니었다. 그는 "확실히 강등 싸움을 하다보니, 한경기 한경기가 주는 피로나 스트레스가 크다. 올해는 그러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내 최우선은 감독님을 지키는 것이다. 인천이 매 시즌 감독을 교체하고, 그러면서 연속성을 갖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감독님이 하시고자 하는 인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올해 우리가 잘해야 한다. 이 안에 다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생각대로만 된다면 팬들도 지난 몇 년간 받은 아픔을 회복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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