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 노수광(31)은 올 시즌 선수단 주장을 맡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요청에 따라 선수들이 의견을 취합해 노수광을 추천했다. SK 시절 트레이 힐만 전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외국인 지도자에 대한 이해가 깊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두터운 점이 주효했다. 올 시즌 외야 주축으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녹아 있다.
노수광은 1일 거제 한화리조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직 감독님과 개인적인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 어제 첫 미팅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부분이 확고하시더라. '최선을 다하되, 실수가 나오더라도 자책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도와주겠다. 기죽는 모습 보이지 말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이전에 비해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스프링캠프)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훈련을 새로 해봐야 한다. 코치진도 많이 바뀌었다"며 "팀플레이 등을 새롭게 맞출 듯 하다.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올 시즌 밑그림을 맞춰가고 싶다. 나 혼자 이야기하는 것보다 소통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풀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한화에서 노수광은 외국인 지도자와의 소통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로 꼽힌다. 노수광은 "(SK시절) 힐만 감독님과 맞춰보니 훈련 속에서도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친숙해지더라. 마음이 편해지고 편하게 대화를 나누게 되는 부분이 있다. 감독님의 지시를 받아들이는 입장도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며 "그라운드에서 활기찬 모습, 표정을 많이 보시는 것 같다. 리액션이라고 해야 할까. 훈련 과정에서 조금씩 소통한다면 기술적, 심리적인 도움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노수광은 "주장이라고 해서 주전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지난해 어린 선수들도 많은 경기에 나섰다"며 "지난 2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최소 중간 정도는 해야 한다고 본다. 이제 잘 해야 할 나이고, 스스로 잘 해야 한다. 내가 주전이 되게끔 잘 해야 주장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가세할 워싱턴 타격 코치는 이런 노수광의 의지에 도움을 줄 만한 이로 꼽힌다. 많은 빅리거 타자를 키워낸 그의 경험은 노수광 뿐만 아니라 한화 타선 전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노수광은 "외국인 타격 코치님은 첫 경험이다. 미국 생활을 했던 선수들로부터 '유명하신 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아무래도 좋은 부분이 있으니 그런 이야기도 나오지 않을까. 좋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봉인했던 도루도 올 시즌 다시 꺼내들 생각. 노수광은 "지난해엔 초반부터 무리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아웃이 되더라도 시도를 많이 했었어야 했다"며 "올해는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뛸 생각이다. 감독님, 코치님과 논의해야 할 부분이지만, 많이 뛰고 싶다"고 말했다. 노수광은 "작년보다 안좋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당연히 더 나아져야 한다"며 "반대로 올해 잘 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내다봤다.
거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