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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평범하지 않은 K-할머니"…윤여정, 봉준호 극찬→오스카 예측 1위가 더한 기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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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K-할머니' 윤여정을 향한 기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윤여정은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신작 '미나리'에 출연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에서 윤여정은 딸 모니카(한예리)와 사위 제이콥(스티븐 연)을 따라 이민온 엄마이자, 손자 데이비드(앨런 김)의 외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미국의 평범한 할머니와 달리 한국 특유의 방식으로 손자를 보살피고 때로는 가족의 연장자로서 딸과 사위를 보듬는 캐릭터로 변신, 순탄치 않았던 삶 속에서도 포기 하지 않았던 희망과 가족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담아낸 연기로 미국 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윤여정의 저력은 곧바로 수상으로 이어졌다.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샌디에이고, 뮤직시티,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캔자스시티, 디스커싱필름, 뉴욕 온라인, 미국 흑인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까지 미국 연기상 20관왕을 달성하며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획을 그은 윤여정이다.

그야말로 '인생작' 경신에 성공한 윤여정. 지난해부터 유력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손꼽히고 있는 그가 이번엔 봉준호 감독의 극찬을 더하며 힘을 얻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101년 역사 최초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4관왕의 전설을 썼다.

윤여정의 인터뷰에 인터뷰어로 나선 봉준호 감독은 "윤여정 55년 연기 인생에 역대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유니크하고 강렬한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해왔는데, '미나리'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할머니 캐릭터를 연기했다. 일반적인 할머니의 상을 비껴가는, 가사노동을 하지 않는 할머니 캐릭터라 어딘지 통쾌하고 좋았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촉촉한 정서를 잘 못 견디는 성격인데, '미나리'는 서정적이고 따뜻하면서도 노스탤지어에 빠져 질척이는 영화가 아니라 좋았다. 윤여정을 정점으로 한 배우들의 앙상블도 좋았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봉준호 감독의 극찬에 앞서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 또한 윤여정의 아카데미 입성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버라이어티는 오는 4월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수상 후보 예측 1위에 올랐다고 밝힌 것. 무엇보다 윤여정의 수상이 실제로 이어진다면 1958년 열린 제3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두 번째 아시아 배우라 될 것이라며 집중 조명했다.

수상뿐만 아니라 후보 지명 역시 지금까지 아카데미 시상식은 우메키 미요시 외에 '모래와 안개의 집'의 아그다슐루 쇼레, '바벨'의 기쿠치 린코 등 단 3명의 아시아 배우만 후보에 올렸다. 만약 올해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윤여정이 후보에 오른다면 4번째 아시아 배우이자 한국 최초의 아카데미 진출 배우로 기록을 세운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K-할머니 윤여정의 아카데미 입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또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아카데미를 휩쓴 봉준호 감독에 이어 윤여정이 'K' 파워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